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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18-03-20 17:41

수정 :
2018-05-17 11:08

[증권사 사외이사 뜯어보기/KB증권]학계 출신 대거 포진…1년간 반대 ‘0건’

노치용 KB투자증권 전 대표와
경영·경제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
지난해 이사회·위원회 주요안건에
반대 1건 도 없어 ‘거수기’ 한계

그래픽=박현정 기자

KB증권의 사외이사진은 다른 증권사처럼 관료나 법조계 출신 대신 학계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경영 측면에서 경험이 많은 전 대표이사도 명단에 올라가 있다. 다만 지난해 이사회 주요 안건에 반대를 던진 이사가 한명도 없어 ‘거수기’라는 오명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증권 이사회는 노치용·장범식·최관·김형태·홍은주 등 5명의 사외이사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 노치용·김형태·최관 사외이사는 합병 직전 현대증권에서 2016년 5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재선임 된 이들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노치용 사외이사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합병 전의 KB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경기고,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거쳐 1998년 현대증권에 옮기면서 증권업계에 발을 디뎠다. 2008년에는 산은캐피탈 사장에 올랐다.

현대건설에서 1978년부터 6년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MB맨’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매각을 추진 중이던 대우증권 사장 선임 때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는 불발됐다. KB투자증권 사장에서 물러난 뒤 2016년 5월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던 현대증권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최관 사외이사는 현재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로 미국 시러큐스대 회계학 박사를 취득하고 한국회계학회장을 역임한 회계 전문가로 꼽힌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의 민간 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일환으로 진행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절차에 참여했다.

최 이사는 지난 2016년 윤경은 KB증권 사장의 ‘셀프성과급’ 논란 당시 보상위원회 소속이기도 했다. 당시 윤 사장은 성과급으로 20억원을 받았는데 이 성과급 지급을 결정한 보상위원회의 위원장이 윤 사장 자신이어서 논란이 컸다. 현재 KB증권 보상위원회는 최 이사와 노치용, 김형태 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형태 사외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2003년 자본시장연구원(구 증권연구원) 부원장을 거쳐 2008년 원장으로 취임했다. 현재는 미국 소재 글로벌금융혁신연구원의 CEO 겸 원장이다. 2016년 11월 KB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돼 한 차례 재선임을 거쳐 오는 11월 임기가 종료된다.

장범식 사외이사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3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후 1995년부터 현재까지 숭실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 이사는 증권 전문가로 통하며 특히 ‘코스닥 대부’로 불릴 정도의 코스닥 시장 전문가다. 코스닥 시장이 설립된 1998년부터 2005년 통합거래소 흡수 때까지 7년간 한국코스닥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비상임위원, 2008년 한국증권학회 회장,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자문위원, 거래소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민간 자문 역할도 수행했다.

2013년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에 출마한 바 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에는 금융개혁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최근 진행된 코스닥시장위원장 선임 당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홍은주 사외이사는 MBC 기자 출신으로 경제부, 국제부, 인터넷뉴스부 등을 거쳐 논설주간을 역임했다. 한양대 식품영양학과를 나와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iMBC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02년 금융발전심의회의 은행분과위원회 위원와 2012년 규제개혁위원회 행정사회분과 민간위원 등 민간 자문으로도 일했다. 2012년부터 한양사이버대 교수로 일하고 있고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3월 KB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달 임기가 종료된다.

KB증권의 사외이사진은 교수들이 많기 때문에 현업 경험이 많은 노치용 이사를 통해 균형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법조계나 관료 출신, 정권과 밀접한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KB증권에는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다른 증권사 사외이사들과 마찬가지로 ‘거수기’에 그친다는 점은 한계다.

KB증권은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로 감사위원회,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운영하며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분담해 놨다.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이사회 주요 안건은 물론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주요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수들의 경우 현업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중요한 경영 현안에 자신 있게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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