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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대거 영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대거 영입

등록 2018.03.12 17:21

이지영

  기자

‘김앤장·컴플라이언스팀’ 불신에 법조계 인물도 다수 포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박현정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박현정 기자

롯데그룹이 권력기관 출신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인사들로 사외이사진을 꾸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법정구속 중인 만큼 장·차관이나 검·판사 등 법조계 출신들로 이사진을 무장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오는 23일 각 계열사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사외이사진을 꾸릴 계획이다. 이는 옥중에 있는 신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앤장·컴플라이언스팀’ 불신 ···막강 이사진 특단조치 = 그동안 신 회장은 비리와 국정농단 사건에 기소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법정 구속 만은 피해보려고 힘썼다.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 인데다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엄청난 파장을 겪고 있는터라 총수 부재 시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로펌을 변호인단으로 구성하는가 하면, 내부적으로는 판·검사 출신을 대폭 영입해 컴플라이언스 팀을 꾸렸다. 이들의 파워 인맥을 총동원해 법정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보기 위해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지난해 롯데 경영 쇄신안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는 법조계 신망이 두터운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을 선임했으며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이태섭 변호사를 준법경영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민 위원장은 부회장급 대우를 받고 있다. 외부 인사를 부회장급으로 영입한 파격적인 사례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핵심 업무는 준법경영실태 점검이지만 신 회장의 각종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법조계 출신 인사들은 법률적 자문과 조언을 하며 재판에 매달렸다. 지난해 12월 경영 비리 재판 1심에서는 상당한 성과도 발휘했다. 징역 10년의 무거운 중형을 구형받은 상황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이끌어내 실형을 피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컴플라이언스실의 약진은 돋보였다. 검사 출신으로 2014년 그룹에 합류한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이 전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지주와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전담 임원만 무려 7명이 승진했다. 전담 임원도 지난해 1월 14명에서 올해 1월 20명으로 1년간 6명 늘었다.

하지만 경영 비리 재판에서 신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승진 잔치를 벌인 지 불과 한달 만에 상황은 뒤바뀌었다.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를 보고 방심한 사이, 최고의 변호인단과 컴플라이언스 팀은 두 눈을 뜬 채 그룹 총수가 구속 수감되는 모습을 바라봐야 했다. 이재용 부회장 판례에 따른 집행유예 공식이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신 회장 역시 1심 공판 당일 롯데그룹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떼우고 법원에 출두 할 정도로 가벼운 판결을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정에서 신 회장은 법정구속이라는 단어를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있다가 이내 뜻을 알아채고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된 채 구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인단과 컴플라이언스 팀 모두에게 실망한 신 회장은 변호인단 추가 선임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김앤장 법무법인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춘 로펌이 존재하지 않고, 전직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팀을 문책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막강한 이력의 사외이사진을 더 영입하는 것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23일 주총서 이사진 ‘파워군단’ 이룰 듯 = 롯데푸드는 오는 주총에서 전례없는 법조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정명섭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와 송찬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정 교수는 전 식품처 식품위생심의위 위원, 송 변호사는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출신이다. 사외이사 수는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다.

롯데쇼핑은 박재완 성균관대 대학원장과 최석영 UN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박 대학원장은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 위원은 전 WTO서비스무역이사회 의장 출신이다. 사외이사 수는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준다.

롯데제과는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과 박용호 서울대 미생물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송 변호사는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박 교수는 전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 출신이다. 사외이사 수는 변동없이 5명이며, 이사 보수한도는 기존 5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늘어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석윤 씨와 채경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석윤 씨는 전 식품연구원 감사부장, 채 고문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이다. 사외이사 수는 변동없이 5명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문재우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문 고문은 전 금감원 감사, 손해보험협회 51대 회장 출신이다. 사외이사 수는 변동없이 3명이며, 이사 보수한도는 기존 75억원에서 95억원으로 늘어난다.

롯데하이마트는 기존 4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 사외이사는 최영홍 한국유통법학회 회장, 안승호 숭실대 IT유통물류학과 주임교수, 이장영 김앤장 고문, 방원팔 건양대 초빙교수이다. 이 고문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방 초빙교수는 육군 중장 출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구속은 법조계 인사들도 전혀 예상 못한 결과였다”면서 “갑작스럽게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이 변호인단이나 법조업무를 돕고 있는 내부 컴플라이언스 팀에 상당히 실망하면서 문책보다는 더 막강한 이사진을 영입하기로 한 듯 하다”고 해석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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