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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등록 :
2018-03-12 16:15

수정 :
2018-05-17 12:20

[자본시장 액티브X를 제거하라/은행⑥]은행권 “대출채권 기한이익상실 규제 자율로 맡겨야”

공정위, 은행 대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가압류 제외 방침
일본·독일 등 주변국과 대조적…권리에 대한 규제 제한돼야

공정위가 추진 중인 은행 대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가압류를 제외하는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이 통과될 경우 은행의 건전성 관리는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뒤로 밀리게 돼 연체율 관리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서민금융안정 기조가 지속되면서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 측면이 과도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채권권리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장기적으로 취약차주에 대한 서비스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는 은행대출의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가압류를 제외하는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을 논의 중이다. 기한이익이란 만기 전까지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권리인데, 이러한 이익을 상실한 것은 금융사가 채무자에게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 전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기간이익 상실은 채무자가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연체 2개월 후부터 기한이익 상실 효력이 발생하는데, 기한이익 상실 전까진 ‘이자’에 대출금리와 연체금리 6~7%를 더해 지연배상금이 산출된다. 기한이익 상실 뒤부터는 ‘이자’가 아닌 ‘대출잔액’에 연체이자율을 매겨 산출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집을 담보로 3억원(만기 20년 기준)을 빌린 경우, 연체 첫 달에는 8만8000원가량의 배상금을 물면 되지만 연체 후 석 달 뒤(기한이익 상실)부턴 202만원으로 갚아야 할 배상금이 껑충 뛴다.

연체 2개월 후부터 기한이익이 상실되는 것은 채무자의 빚 부담을 과도하게 늘리는 유인이 되는 만큼 이를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기한이익상실 권한 기준인 가압류 시점이 대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보며 가압류가 발생한 때가 아닌 채권에 대한 압류명령 또는 체납처분 압류 통지가 도달하거나 강제집행이 개시된 때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공정위 기준대로 채권 회수 시점을 가압류가 아닌 본압류로 기한이익상실 시기를 늦추면 대출시 리스크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점 때문에 독일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은 기한이익상실 조항은 은행 고유의 권리로 인정하며 채권회수 시점을 가압류로 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대형은행 중 하나인 수미토모 미츠이 뱅킹(SMBC)도 은행거래약정서에서도 법원의 가압류 통지 시점을 기한이익상실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또 일본신용금고협회도 가압류 통지 발송을 기한이익상실사유로 정하고 있다. 독일 내 은행들도 대출자에게 은행거래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면 은행들은 즉각적으로 대출계약을 해지한다. 여기서 중대한 사유란 분할 납부하는 원리금 지급 연체 외에도 독일 민법이 말하는 채무자 재산상태의 본질적인 악화 등으로 포괄적으로 해석한다.

은행의 채권에 대한 권리를 규제할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져 서민들의 금융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는 대표적으로 연체율 관리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이뤄지는데 대출채권의 회수 지연은 연체율을 높이고 충당금 적립을 증가시키게 돼 손실로 계산된다. 그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켜 가계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한이익상실로 인한 이자 부담이 서민에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은행 역시 리스크를 관리하고 영업이익을 내해야 하는 입장에서 불가피한 수단이다”며 “다른 선진국 역시 기한이익상실 조항을 은행 고유의 권리로 인정하며 채권회수 시점을 자율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수정 기자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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