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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2-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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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어디로]회생vs철수, 政府 시나리오별 대책 들여다보니

당정청, 강경 대응 나서 협상주도권 쥔 듯 하지만 여전히 불리
혈세 투입하면 부평·창원은 생존…노조의 고통분담 여부가 열쇠
완전 철수 땐 ‘호주식 해법’ 검토, 대기업 인수도 염두에 둔 듯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여야 원내지도부 및 한국GM대책 TF와 면담.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국정부와 글로벌 자동차 기업 GM의 협상이 시작됐다. 엥글 제너럴모터스(GM)은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을 만나 지원 요구안을 협의할 준비를 마쳤다. 우리 정부도 이미 군산공장이 폐쇄된 상태에서 ‘회생’과 ‘완전 철수’를 각각 염두에 두고 협상 전략을 짜는 중이다. 이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과연 GM을 살릴 것인가.

군산공장 철수 후 지금까지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강경하다. 청와대와 해당 부처, 여당이 일관된 목소리로 구체적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놔야만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완전철수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친 상태로
결기가 느껴진다. 떠나면 우리는 그곳에 전기차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하지만 완전 철수를 가정한 이 해법은 GM 협력업체의 도산과 수많은 노동자의 피를 담보로 한다. 한 칼에 무 자르듯 쉬운 게 아니다. GM도 정부가 으름짱을 놓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엥글 사장은 정치적 부담이 큰 국회의원들부터 만났다. 좋은 소리 듣지 못할 거라는 걸 알면서 다수의 정치인을 만났다는 건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는 뜻이다. GM은 세계 도처에서 자사의 구조조정과 관련된 수많은 협상의 경험을 한국에도 적용할 게 분명하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GM 본사는 예전부터 세계 곳곳을 다녔고 아홉 수를 두는 회사”라고 평가한 건 반대로 우리 정부가 핀치에 몰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큰 소리 치고 있긴 하지만 마땅한 패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앵글 사장이 국회를 방문해 풀어놓은 보따리엔 과거에도 언급했던 말 밖에 없었다. 자신들은 돈을 들이지 않을 테니 한국정부가 비용을 대라는 기조에 변화가 없었다. 어제 앵글 사장은 한국 사업을 지속하고 싶다며 신차 2종의 투입 계획을 밝혔다. 다만 군산공장 회생 가능성에 대해선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앵글 사장은 현재 한국GM사에 대출금으로 출자된 3조여 원은 투자금으로 전환하고 부평과 창원공장에 신차 2종을 배정하는 대신 우리정부에 세제지원 등 형태로 1조 이상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GM의 회생은 어찌됐던 간에 정부의 긴급수혈이 이행되는 게 전제조건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라오는 GM의 비용구조 개편·재무구조 개선 →GM본사 투자계획 수립→한국 정부의 지원→경영정상화 작업 순이다.

이 안은 노조의 고통분담 여부가 중요하다. 노사의 대립으로 올스톱된 임단협을 재개해 과도한 임금 및 비용부담을 낮춘다면 GM본사는 3월에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할 수 있다. 이후 GM본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한 한국 투자계획을 밝히면, 정부도 지원규모를 확정하게 된다. 한국GM의 악화된 재무구조와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제하이다.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경영 실사 범위와 기간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GM이 일방적으로 우리 정부에게 이달 말까지로 제시한 협상 시한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GM과의 협상과 관련해 “GM 본사가 정말로 한국GM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지원 의지는 먼저 표명했기에 조건이 맞으면 실제 지원은 추후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 협상 타결 여부는 미지수다. 배리 엥글 사장은 여야 의원 면담에서 "(한국에) 남아서 계속 적자를 볼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지원을 받고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을 떠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앵글 사장은 어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얻지 못할 경우, 완전 철수도 고려하는지에 대해선 “한국에서의 사업을 개선해 지속하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앞으로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논의를 통해 고무됐다. 또 모두 함께 이뤄 낼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확신을 갖는다”고 에둘러 말했다.

따라서 한국GM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도 예상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국회 요구를 GM이 수용할지가 미지수다. GM은 산업은행의 요구안에 대해 수용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배리 엥글 GM 사장은 여야 의원들과 면담에서도 GM 본사의 회생 계획에 대해 세부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만약 GM이 임단협 인건비 조정 실패해 신차 생산계획 불투명해지면 GM의 신규투자도 불확실해지게 된다. 그러면 정부는 지원 불가방침을 내세울 것이고 부평 및 창원공장도 가동 중단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지원이 있더라도 노조의 고통분담 없이는 한국GM의 본격적인 회생을 기대하기가 사실 어려운 구조다.

현재 한국GM 임단협은 지난 7일과 8일에 각각 1,2차교섭을 진행한 이후 표류중이다. 군산공장 페쇄 결정이후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3차 교섭일정은 안갯속이다. 회사측은 조만간 노조에 교섭재개를 요청해 고통분담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나 산업은행이 한국GM에 대한 지원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있는 것은 회생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약 2조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6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또한 현재 한국GM은 매물로써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다. 볼트EV 등 전기차와 전기차 부품 생산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금전적 지원역시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자본금 지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정부는 호주 사례의 한국 적용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GM과 협상은 계속하더라도 공장 폐쇄 가능성까지 대비하려는 차원이다. GM의 공장 폐쇄 압력을 약화해 협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호주 정부는 2014년부터 GM의 철수가 시작되자 단계별로 실직자 보호조치를 취했고, GM이 매각한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한편 삼성, LG 등의 인수를 통해 마무리할 수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과 LG는 자동차가 더 이상 기계가 아닌 전자장비라는 이유로 스마트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앞으로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볼트EV 등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이 작게라도 있고 중국 이외 지역에 공급하는 일도 고려할 수 있다. 쉐보레가 유럽 시장에 다시 볼트EV를 주력 모델로 삼을 수 있고, 이 모델의 공급자로 한국GM이 선정된다면 회생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정해진 가이드라인은 없다”면서 “정부 내에서도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은 어렵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어 시나리오별로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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