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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등록 :
2018-02-19 12:24

[통상 쇼크]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한국··· 문제는 ‘중국産 가공품’

美정부 결정시 최소 53% 추가 관세
주요 동맹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포함
값싼 중국 철강재 수입 안된다는 압력
美·中 간 무역전쟁땐 추가 피해도 우려

그래픽=박현정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철강·알루미늄 수출국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규제에 나서면서 철강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최근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결정에 이어 또 다른 미국발(發) 악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간에 낀 한국이 피해를 보는 형국이 전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이 지정한 12개 수입 규제 대상국에 대표적 우방인 한국이 유일하게 포함된 것은 단순히 무역 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슈까지 포함된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여기에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기반해 해당 국가에 높은 관세나 쿼터(할당량)를 설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24%의 관세 부과(1안) ▲한국·브라질·러시아·터키·인도·베트남·중국·태국·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말레이시아·코스타리카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53%의 관세 부과(2안)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대미 수출 63% 수준의 쿼터 설정(3안)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한국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입 규제 대상 12개국에 최소 50%가 넘는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두 번째 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미국 경제 약화를 초래해 국가안보를 손상할 위협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이면에 중국 철강산업 견제를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글로벌 제품가격을 움직일 만한 위치에 있다. 현재 대미 철강 수출 규모는 78억달러로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지만 초과 생산에 따른 값싼 철강재를 주요 국가에 공급함으로써 해당 국가들이 낮은 단가의 철강을 덤핑 수출한다는 비판이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우리 정부에게 중국산 덤핑 철강제품의 수입 금지를 요구한 바 있다. 미국 철강업체들 또한 한국 철강업체가 중국산 강판을 강관으로 가공해 미국에 덤핑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해졌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 방한시 양국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산 철강제품들은 지난 2016년 이후 최소 6.66%에서 최대 64.68%에 달하는 반덤핑·상계관세를 물고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선다 해도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나아가 최악의 경우 향후 중국 정부가 미국과 그 동맹국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설 경우 이중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결정은 한국 철강이 미국 철강산업에 끼친 실제 영향보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염두에 둔 정치적 측면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를 설득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있지만 현재로썬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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