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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8-02-12 14:30

‘계륵' GM 놓고 고민 깊어진 정부

GM, 5100억원 요청…일자리 30만개 걸린 GM 철수설
앵글 사장 연달아 방한해 정부 지원 및 노조 노력 압박
호주 1조7000억원 지원… 지원금 끊자 호주공장 폐쇄

그래픽=박현정 기자

제네럴모터스(GM)가 자회사인 한국GM의 경영위기를 이유로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GM이 일자리 우선주의를 내건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의 고용인력은 약 30만명으로 GM이 철수 결정을 할 경우 대량실업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

1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GM 본사가 요구한 한국GM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을 놓고 경제부처들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배리 앵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만나 한국지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GM 본사는 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증자에 참여해 줄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GM은 이를 위해 최소 30만대 이상 추가 수출할 수 있는 신차를 한국GM에 배정하는 것을 조건을 내걸었다. 금융계에선 GM이 증자 형식으로 2조~3조원을 투자하게 되면 산은이 5000억원가량 추가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정부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할 경우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GM은 한국GM이 생산과 연구개발 기지로서 30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우리 정부의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앵글 사장은 최근 한국GM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현재 해결할 방법이 없으며, 인원 감축과 구조조정 및 한국 철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M은 현재 2대 주주인 산은에 회계장부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규 대출과 증자 등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산은은 한국GM의 적자가 지속되자 한국GM의 매출 원가와 본사 관리비 부담 규모 등 116개 자료를 요구했지만, GM 측은 6개만 제출하고 나머지는 “기밀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GM본사가 경영이 부실한 한국GM을 상대로 투자는 하지 않고 ‘이자 놀이’를 해왔다거나, 완성차 수출입 과정에서 한국GM은 손해를 보고 본사나 해외 계열사는 이익이 나는 구조로 경영해왔다는 의혹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의혹이 풀리기도 전에 정부가 재정 지원이라는 GM의 요구를 먼저 검토하는 모양새가 됐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한국 정부의 방침과 의지를 테스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GM과 관련된 일자리는 직간접적으로 30만 개가 넘는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결국은 지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정부 당국자와 산은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GM 철수설은 지난해 10월 GM이 호주 철수를 결정했던 때와 비슷한 점이 많다. GM은 2001년부터 12년 동안 1조7000억원의 지원금을 호주 정부에 받았지만, 호주 정부가 지원금을 끊자 곧바로 철수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철수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GM 본사는 호주 공장 폐쇄를 결정하기 직전까지도 TV 광고를 호주에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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