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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설 흘리는 GM 본사의 ‘눈에 보이는 꼼수’

[뉴스분석]철수설 흘리는 GM 본사의 ‘눈에 보이는 꼼수’

등록 2018.02.09 13:27

수정 2018.02.09 13:33

김민수

  기자

한국GM 회생 핑계로 정부에 재정지원 등 요구유럽·인도·호주 등 과거 현지시장 철수방식과 유사타사 대비 2배높은 이자율로 매년 1000억대 수취비용전가 의혹· 신차물량 배제 이유 등은 ‘묵묵부답’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GM 철수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GM 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GM 철수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GM 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시장에 대한 사업 합리화 및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국GM의 회생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높은 제조비용 대비 낮은 생산성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본사 정책상 한국GM이 흑자로 돌아서기 어려운 구조라는 반론의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GM 본사가 한국GM 운영과 관련해 약간의 손실조차 분담하지 않으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국GM이 글로벌 G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에도 고통분담 없이 과실만 취하고 부실은 떠넘기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GM은 올 들어 벌써 2차례나 정부당국에 구체적인 ‘청구서’를 제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달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내한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산업은행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 한국GM의 차입금 10억달러 상환 또는 최대 3조원의 유상증자 참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일단 논란의 당사자인 양측 모두 이를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면담 과정에서 GM이 한국시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소위 ‘그 무엇’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는 글로벌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인 GM이 구조조정 당사국에 즐겨 사용하는 방식이다. GM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유럽과 인도, 호주, 남아공 등에서 잇따라 철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GM의 자금지원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시장 철수를 막지 못했다. 일각에서 GM 측 요구는 시간벌기용일 뿐 결국 철수 비용까지 떠넘기려는 계획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GM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이 같은 의구심은 더욱 증폭된다.

2016년말 감사보고서 기준 한국GM의 전체 차입금은 3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GM 본사를 통해 2012년 이후 GM본사로부터 직접 차입한 금액만 2조2000억원을 상회한다.

대신 한국GM은 이자비용으로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본사에 지급한다. 이자율은 원화차입금의 경우 5.3%와 4.8%, 해외차입금은 리보금리에 45~300bps가 적용된다. 이는 최대 2~3%에 불과한 국내 자동차업계 평균 차입금 이자율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GM본사는 한국GM에 대해 국내 동종업계 대비 2배 가량 높은 차입금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GM본사는 한국GM에 대해 국내 동종업계 대비 2배 가량 높은 차입금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

이 밖에도 GM은 재무 및 자금, 회계, 세무, 내부감사 등 최상위 지배자의 업무지원 명목으로 한국GM으로부터 또 다시 수백억원의 비용을 받아간다. 해당 항목은 2013년까지 무상으로 제공됐으나 한국GM이 적자로 돌아선 2014년부터 비용이 청구되고 있다.

물론 해당 금액은 한국GM이 최근 3년간 기록한 연평균 6000억원대 적자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같은 논리로 매출원가에 연구비와 경상개발비가 6000억원씩 포함된다는 점을 반영하면 실제 한국GM의 실적 부진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영업 및 인건비 외 부문에서 파생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된 내용이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바른정당 위원은 한국GM이 2013년부터 GM 본사로부터 높은 이자율의 원화를 차입하고 지난 4년간 무려 44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했다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감사 의무가 있는 산업은행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의 부진을 단순히 생산성 저하와 노사 갈등에서 파생된 결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글로벌 GM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신차·생산 증가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데 대한 본사 차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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