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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2-04 09:07

‘비트코인 폭락’ 예언한 최흥식 금감원장, “채용비리는 팩트” 발언으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현장검사 결과 정확” 발언에 금융권 긴장↑
혐의 부인한 KB·하나에 경고메시지 던진듯
‘가상화폐 거품’ 예견한 최 원장, 이번에도?
당국-금융사 ‘지배구조 신경전’ 새 국면으로

금감원장, 자영업자 금융지원 강화를 위한 현장 방문.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시중은행 채용비리 사태를 둘러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한 마디에 금융권이 좌불안석이다. 금감원의 이번 현장검사 결과가 정확하다는 주장이 바로 그 것. 평소 거침없는듯 하면서도 철저히 계산된 얘기만 하는 최 원장이어서 이번 발언이 앞으로의 파장을 예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흥식 원장이 현장검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날은 지난 1일이다.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KB국민은행 사당동 지점을 찾은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 검사역이 여러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해 내용을 검찰에 보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 원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재확인한 다음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확신에 찬 직전의 답변과는 달리 한 발 물러는 모습을 보이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 원장이 즉흥적으로 한 얘기는 아닐 것으로 보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금감원 측이 상당수의 증빙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사실상 당사자인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측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최 원장은 취임 후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어록을 남기며 때로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이 현실로 이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게 지난 12월의 가상화폐 관련 발언이다. 당시 최 원장은 비트코인을 놓고 “나중에 버블이 확 빠질 것”이라면서 “내기해도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빈축을 샀다. 물론 지금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한 얘기일 수도 있겠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어서다. 하지만 그 때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었던데다 막대한 자금의 유입으로 가상화폐 열풍까지 불던터라 금감원 수장의 돌발 발언은 많은 사람의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최 원장의 말이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월초까지만 해도 상승곡선을 그리던 가상화폐의 가격은 최근들어 반토막이 났다. 일례로 가상화폐의 상징과도 같은 비트코인은 2일 기준 1코인당 약 85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인 지난달 6일의 2598만원 대비 70% 가까이 급락했다. 결국 거품이 빠질 것이라던 최 원장의 예언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금감원장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이 빗발쳤고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최 원장이 해당 발언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최 원장이 사과의 뜻을 전하기는 했지만 그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를 쏟아내지는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특히 그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시점은 지난해 12월27일 저녁으로 정부가 특별대책을 발표하기 불과 몇 시간 전이다. 이튿날인 28일 오전 관계부처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고 거래소 폐쇄를 논의하겠다는 등의 가상화폐 종합대책을 내놨다. 당국과 최 원장 사이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금감원 차원에서도 가상화폐 대책 마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만큼 거품을 빼는 데 최 원장의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그의 발언은 예언이 아닌 예고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채용비리와 관련한 최 원장의 이번 주장에 대해서도 금융권 전반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 계획에 ‘최고경영자 해임 건의’를 명시한 상태다. 은행권 채용비리 현장검사 결과가 발표된지 이틀 뒤의 일이다.

지난해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신경전이 이번 채용비리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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