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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신수정 기자
등록 :
2018-01-29 16:08

금융당국 채용비리 발견시 CEO 해임 건의…은행권 ‘술렁’

주요11개 은행 현장검사 결과 22건 정황
은행권, ‘공정한 경쟁’ 풍토에는 공감 모드
CEO 해임 등 리스크 유발 요소엔 ‘과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채용비리’를 도화선으로 시중은행 경영진에 칼날을 겨누자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 수사에 엮이는 것은 물론 CEO의 해임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당국에 바짝 엎드려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KEB하나·농협·수협 등 주요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회에 걸쳐 채용비리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9건,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 전형 불공정 운영 6건 등의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번에 포착된 채용비리 정황을 수사기관에 넘기는 한편 절차상 미흡 사례에 대해서는 은행에 제도 개선을 지도할 예정이다.

때마침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한 금융위원회도 금융권 채용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회사의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회사 이사회에 CEO와 감사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고 검찰 수사 의뢰 등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금감원이 이번에 적발한 내용은 5개 은행에서 주로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각 은행은 자신들의 적발 내용에 입을 다물고 있지만 검찰 수사로 번질 경우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당국의 취지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채용비리 문제는 ‘공정한 경쟁’ 풍토를 만들겠다는 현 정부의 뜻과 직결되는 만큼 방향성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채용비리 문제에 얽혀 행장이 자진사퇴한 전례도 있어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묻고 넘어갈 수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당국이 채용비리 건과 맞물려 CEO 해임까지 건의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민간 회사의 인사는 해당 회사의 인사권자에 있는 만큼 고유의 경영활동 중 하나인데, 금융당국이 CEO 해임을 내놓으면서까지 이야기한다는 것은 채용 비리를 빌미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라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는 국민 정서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리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CEO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볼 문제다”며 “채용비리를 앞세워 민간 회사의 경영과정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초 채용공고 인원보다 늘어나거나 줄어들었다고 해서 문제로 삼거나 아버지가 면접관이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문제 삼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최초 채용공고 시 200명으로 계획했으나 좋은 인재가 많이 지원해 1차 면접 합격자 수를 더 늘릴 수 있고 오히려 반대로 줄일 수도 있는데 예정대로 합격 인원을 맞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채용비리’로 몰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채용비리를 앞세운 경고가 특정 금융사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돌고 있다. 당국이 앞서 특정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문제를 걸고넘어지다가 실패하자 이번에는 채용 비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연임을 저지하려 한다고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금융사가 회추위 진행 중 당국의 중지 권고를 받았던 만큼 해당은행에 해당사안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용비리는 은행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지주까지 파급효과가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최고 책임자는 지주 회장이기 때문에 채용비리의 책임이 어디까지 번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수정 기자 christy@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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