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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1-24 15:51

돌고 돌아 ‘제도화’…가상화폐 블록체인과 구분해서 규제

과기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명확히 구분해서 정책 준비”
업계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위한 기술이라 분리할 수 없어”
정부가 명확한 입장 밝히지 않아 시장에 여전히 혼선만

가상화폐 대책 전문가 토론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정부가 가상통화(암호화폐) 투기는 규제하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에선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할 수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며, 반쪽자리 규제라는 평가다.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전폭 지원하되 가상화폐와는 별도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부통신부 등 정부는 24일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주제로 한 새해 업무보고에서 “블록체인은 미래 신산업으로 활성하고 올해를 블록체인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마창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명확하게 구분해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상화폐는 블록체인과 구분해서 관계 부처 협의하에 부작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상통화 규제를 두고 혼선을 빚던 정부 부처들이 합의한 기본 방침이다. 투기 광풍에 휩싸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가상화폐 열풍은 잠재우고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는 같은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리한다는 건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이 가상화폐를 만들기 위해서 고안된 방법이자 기술이라는 점에서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상호 밀접히 연계된 기술인 만큼 가상화폐를 규제할 경우 블록체인의 성장 가능성도 희박해진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규제안은 명확하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시장에 혼선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최종규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상화폐 거래소 등 관련 규제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암호화폐(가상화폐)는 사기와 유사수신, 자금세탁 등 불법에 이용되기도 한다”며 “거래소 폐쇄 등 모든 가능한 대처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방침을 전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지난 11일 “거래소 폐지가 목표며 부처 간 이견은 없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청와대와 금융위는 “폐쇄 관련 규제는 논의 중”이라고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24일 가상화폐 대책과 관련해서 “그동안 여러 번 대책을 발표했는데 당분간 새로운 것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처 차관급들이 정기적으로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고 모호한 답을 내놓다.

지난달 13일 정부는 가상화폐 관련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 3시간 전 이 같은 내용은 온라인 상에서 먼저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점검단 조사 결과 유출기관은 관세청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공무원 조직 내에서 규제안을 외부로 유포한 것이다.

이에 당시 네티즌들은 “이미 상당 수 공무원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이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금융당국이 내놓은 규제안은 촘촘하지 못하고 허술하다”면서 “정부가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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