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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등록 :
2018-01-25 10:01

수정 :
2018-01-25 10:34

[LG전자 스마트폰 리셋③]‘초콜릿폰’ 영광을 뒤로하고…전략 실패 흑역사

2005년 초콜릿폰 대흥행에 스마트폰 전환 늦어
수장(首長)들 시대변화 못읽어…전략수립 실패
2015년부터 11분기 연속 적자 수렁서 ‘허우적’
지난해 연말 수장 또 교체…반전 꾀할지 관심 ↑

LG전자 MC사업부문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 것은 ‘현재 상황이 유지 될 것’이라는 안일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됐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 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을 지도 모른다. 2005년 ‘초콜렛폰’의 성공은 LG전자를 피쳐폰(일반폰)시대에 조금 더 머무르고 싶게 만들었다. 2009년 시작된 ‘스마트폰의 습격’이 지나가는 소나기이길 기대했을 수도 있다.

LG전자 MC사업부문의 현 주소는 11분기 연속 적자다.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MC 사업 때문이다. 2015년 2분기 이후 영업손실을 기록한 MC사업은 2016년 한해동안 1조2591억원 적자를 냈다. 최근 3년간 적자를 합하면 3조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 때’ 잘 나가던 LG전자 MC 사업부가 적자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시대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수장(首長)에 있다.

2007년 취임한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피처폰에서 큰 성공을 거둔만큼 그 상황을 되도록 오랫동안 유지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피처폰 사용성 개선에 공을 들이는 대신 스마트폰 시장이 꿈틀대던 당시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더라면 결과가 충분히 달라졌을 것이란게 업계의 평가다.

남 전 부회장 취임 이후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이것은 단기 전략의 힘이었지 지속가능성은 없었다. 시장의 변화를 읽지못한 대가는 생각보다 혹독했다. 2010년부터 적자 폭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위기’는 현실화 됐다.

2011년 당시 경제전문 매체인 포춘(Fortune)지는 ‘LG전자는 왜 스마트폰 경쟁에서 실패했나(How LG lost the smartphone race)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주요 골자는 LG전자가 변화의 속도를 놓쳤으며 후발주자로서 성공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에도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LG전자의 초기 스마트폰 모델인 윈도 OS를 탑재한 아레나폰(왼쪽)과 모듈폰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제품 유격 및 수율 문제에 시달리며 MC사업부의 적자폭을 키운 G5(오른쪽)의 모습. 사진=뉴스웨이 DB

실제로 LG전자는 첫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모바일체제를 채택했는데 애플과 구글을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PC기반의 윈도우 OS를 축소해 스마트폰에 집어 넣었는데 속도나 앱 스토어 개방성 등에서 여러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제와 애플의 iOS체제가 양강 구도로 굳어지면서 LG는 시간만 허비한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순식간에 밀리면서 LG전자는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MC사업을 이끄는 수장 교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 전 부회장이 2010년 9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후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MC사업본부장에는 박종석 당시 MC연구소장을 임명했다.

박 부사장은 옵티머스 시리즈를 내세우며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했고 마침내 2011년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0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이었다.

구본무 LG회장도 스마트폰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2012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옵티머스G는 ‘구몬부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옵티머스G 덕분에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2년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 2013년 2분기까지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 부사장도 이에 힘입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훈풍이 불었다.

훈풍은 잠시였다. 2014년 출시한 G3는 전세계적으로 총 530만대가 팔리며 흥행에 성공,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LG전자에 자신감을 안겨줬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 말 건강상의 이유로 박종석 사장이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LG전자 최고기술자문역(CTA)으로 이동하자 구 회장은 MC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인물로 조준호 사장을 지목했다. 조 사장은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담당을 거치며 역량을 인정받은 상태였다.

조 사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G4의 실패가 뼈아팠다. 구 회장이 G4 개발에 신경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놓은 갤럭시S6와 경쟁구도도 심화된 상황이었는데 승리의 추가 삼성쪽으로 기울여지며 LG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당시 영업손실은 192억원 수준이어서 차기작이 중요한 때였다.

절치부심해 만든 모듈형 스마트폰 G5도 흥행 부진을 면치못했다. G5의 경우 ‘혁신’에만 집중한 나머지 스마트폰 본질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G5는 제품 유격 및 수율문제에 시달려야 했고 그 영향으로 2016년 2분기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5배나 증가하는 쓴맛을 봐야했다.

LG전자는 2016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성진 부회장 1인 체제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취임 당시 MC사업본부의 부활을 계획했지만 지난 CES2018에 참석해 “올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말로 흑자전환을 위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조준호 사장이 물러나고 황정환 부사장이 MC사업본부를 이끌게 되면서 황 부사장이 어떤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LG전자 MC사업부문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G4와 V10의 경우 전원이 저절로 꺼졌다 켜지는 ‘무한부팅’ 문제에 시달렸고 G5나 V20 등도 마찬가지였다. 품질에 대한 확신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출시한 G6와 V30이 제품 품질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높지 않은 것도 브랜드 이미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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