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등록 :
2018-01-10 07:41

‘엉킨 실타래’ 현대차 지배구조··· 정몽구 회장의 결단 필요하다

공정위 압박 수위 높아졌지만
순환출자 해소 작업 시작도 못해
경영 승계까지 엮이며 셈법만 복잡
핵심은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 일원화
재계 “총수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총수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식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오가는 가운데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총수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현대차그룹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실적 및 신사업 분야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과는 다소 소극적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처한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글로비스·현대카드 등 주요 계열사가 서로 복잡하게 얼킨 상태다.

최정점에는 정몽구 회장이 위치한다. 정 회장은 순환출자의 핵심인 현대차(5.17%), 현대모비스(6.96%), 현대글로비스(6.71%), 현대제철(11.81%) 등을 보유하며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공식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2.28%), 기아차(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위아(1.95%) 등을 보유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지만 현대모비스나 현대차, 기아차에 대한 지분은 아예 없거나 2%대에 머물러 있다.

결국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전체의 10%에도 못미치는 지분으로 사실상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출자전환을 통해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지배권을 유지하는 관행해서 탈피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을 점찍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몽구 회장의 의중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빨라질 여지도 충분하다. (사진=현대차 제공)

문제는 이를 단기간 해소할 만한 대응책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순환출자 해소 방식에 대해선 여러 시나리오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수조원대의 비용이 필요하다. 액수만 보면 현대차의 1년 영업이익만으로도 해결 가능한 규모지만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R&D 비용과 중장기 성장성을 위한 자금여력을 감안할 때 대규모 현금을 한꺼번에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시장의 눈은 그룹 총수이자 의사 결정권자인 정몽구 회장에 쏠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정의선 부회장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했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큰 결정은 결국 정 회장의 의중에 달렸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반응이다.

만약 정 회장이 큰 방향성만 설정한다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지난해 4월 사업분할을 단행한 현대중공업그룹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후속조치를 완료한 것처럼 한 번 결정되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는 현대가(家) 특유의 추진력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까지 포함하고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며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과감한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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