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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中 안방보험식 고위험 영업 제동(종합)

금융당국, 中 안방보험식 고위험 영업 제동(종합)

등록 2018.01.09 15:32

장기영

  기자

금감원, ABL생명 경영유의사항 통보저축성보험 공략 동양생명 사례 답습

서울 여의도 ABL생명 본사(왼쪽)와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서울 여의도 ABL생명 본사(왼쪽)와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

금융당국이 고위험 저축성보험을 무리하게 판매하는 중국 안방보험식 영업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

오는 2021년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인식하는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계열사 동양생명의 사례를 답습하고 있는 ABL생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에 저축성보험 판매와 관련 상품 포트폴리오와 금리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한 경영유의사항 3건을 통보했다.

금감원 생명보험국에 따르면 ABL생명은 사회계획을 수립하면서 연간 수입보험료와 상품 포트폴리오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저축성보험 판매 실적이 사업계획상 연간 목표를 초과했음에도 포트폴리오 관리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특정 저축보험의 판매량이 급증하자 물량 관리 방안을 마련했으나, 이행 실적에 대한 사후관리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다.

ABL생명은 또 부담이자 대비 투자영업비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했다. 특정 상품의 영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저보증이율과 공시이율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isk Assessment and Application System·RAAS)’ 결과 금리리스크 등급이 하락하고 부담이자 대비 투자영업비율이 하락했음에도 적기에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ABL생명은 지난해 8월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두 번째 한국 자회사로 공식 출범한 이후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해왔다. 안방보험그룹은 앞선 2015년 9월 생명보험업계 5위권 회사인 동양생명을 인수하며 국내 보험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실제 ABL생명의 2016년 1~10월 400만원에 불과했던 방카슈랑스채널 초회보험료가 지난해 동기 9111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시납 수입보험료는 284억원에서 9645억원으로 34배가량 늘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주로 저축성보험 판매 창구 역할을 한다. 은행들은 통상 적금 만기가 도래한 고객에게 일시납 저축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의 이 같은 영업 행태는 1년 전 저축성보험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계열사 동양생명의 모습과 닮은꼴이다.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채널 초회보험료는 2015년 1~10월 664억원에서 2016년 동기 2조1108억원으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간 일시납 수입보험료 역시 1795억원에서 2조3588억원으로 13배 넘게 늘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부터 주력 판매 상품을 일시납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10월 방카슈랑스채널 수입보험료는 1조592억원으로, 일시납 수입보험료는 1조2983억원으로 줄었다.

보험계약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시행이 3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무리한 저축성보험 판매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 당장 고액의 일시납 보험료를 거둬들여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있지만, 많이 팔수록 많은 부채가 쌓여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정되지 않고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저축성보험 판매로 일시적인 외형 확대는 가능하지만, 내실경영과는 거리가 있다”며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IFRS17 시행을 앞두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미 ABL생명과 동양생명을 주시하고 있다. 두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향후 계약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 변경 직후 저축성보험 위주의 외형 성장을 추구했다”며 “6월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사임한 이후 경영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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