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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등록 :
2017-12-27 13:42

이재용 부회장, “0차 독대 없어…기억 못한다면 치매”

피고인 신문서 14년 9월12일 ‘0차 독대’ 부인
이재용 “안봉근·안종범 왜 착각했는지 모르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추가면담, 이른바 ‘0차 독대’가 있었는지에 대해 “그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및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17차 공판은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의 부정청탁이 오갔다는 사실 입증에 나섰던 특검과 구체적으로 상황을 기억하며 추가 면담 존재를 부인하는 이 부회장 측의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지금껏 알려져왔던 3차례 독대 외에 한 차례 단독 면담을 더 했다고 주장했다. 원심에서는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대통령의 요청으로 5분간 이뤄졌던 만남이 첫 면담으로 여겨졌다.

특검은 당시 이 부회장을 안가로 직접 안내했다는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나 면담 사실이 있었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앞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하반기 청와대 안가로 이 부회장을 안내했고, 이 부회장에게서 번호가 적힌 명함을 받아 전화번호를 저장했다”고 증언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9월 안가 면담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특검은 안 전 비서관이 휴대전화에 ‘삼(3) 이재용’이란 이름으로 이 부회장 전화번호를 저장했고, 같은날 안 전 수석 휴대전화에 같은 번호로 ‘통화 가능 통보’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추가면담’ 사실을 시종일관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안 전 비서관이 왜 그런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두 번(2015년 2016년)뿐”이라며 “(법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일수도 있지만 제가 그걸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라며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사용하던 전화번호로 안 전 수석에게 전송된 문자메시지에 대해 “(안 전 수석이) 제 이름 등록 안 시키신 것이지요”라고 되물으며 “안 전 수석이 왜 저런 착각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저를 부르려는 계획은 있었던 것 같지만 저는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억을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1차 단독면담으로 알려진 9월15일 대구 면담 에서 안 전 비서관에게 2013년 이건희 회장과 동행 때 만났던 것을 기억해 “오랜만에 뵙는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면담 장소로 이동하면서 “대통령을 모신지는 얼마나 됐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박 전 대통령을 그 전주에 봤으면 (15일) 인사가 달라지지 않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2015년 7월 단독 면담을 위해 청와대 안가에 갈 당시 제 기사가 위치를 몰랐고 미국 대사관 앞에선 차를 세울 수 없어 광화문 KT 빌딩 앞에 차를 세워 전화를 걸어 기사를 바꿔준 기억이 있다”며 “2014년 9월12일에 갔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한 사실이 있지 않으냐”고 거듭 묻자 “없다”고 잘라 대답했다.

당일 행적에 대해선 “회장님이 2014년 5월에 쓰러지시고 5~6월달엔 매일 병문안을 갔지만 여름을 지나 회사일 때문에 횟수는 줄였지만 시간이 남으면 꼭 갔다”며 “당시는 회장님이 스트레칭을 할 무렵으로 오후 2시에 서초사옥에서 나갔다면 (목적지가) 의료원 외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특검팀의 질문에도 “경영권 승계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주주 지위 유지는 의지와 상관없이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 문제지만 나는 능력을 인정받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면서 “단순히 누구의 아들이라서,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우리 사회와 임직원에 인정받는 기업인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 유고 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와병 중이신 이건희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회장님이란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되실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또 순환출자 해결 문제에 대해 특검이 집요하게 캐묻자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겠다는 것은 회장님께서 이미 2009년도에 공식석상에서 선언하신 적이 있다”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간단한 문제”라고 답했다.

간단한 문제라면서 10년 넘게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특검팀이 지적하자 “10년 동안 86개에서 7개로 줄인거면 많이 줄인 것 아닌가”라며 “순환출자 해소는 간단한 문제인데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 소액 투자자등 피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섣불리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구속 후 처음엔 억울한 생각으로 수감생활을 시작했지만 현재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고 있다”며 “재판에 임하면서 거짓을 말하거나 진술을 회피하려고 한 적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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