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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의 재벌 미팅, 구본준 후 만날 총수 없어서?

김동연의 재벌 미팅, 구본준 후 만날 총수 없어서?

등록 2017.12.22 16:15

수정 2017.12.22 17:36

주혜린

  기자

LG그룹 첫 미팅 후 대기업 스케줄 깜깜 무소식삼성, 총수공백···롯데 신동빈 회장도 오늘 선고현대차, 일감몰아주기·순환출자 등 과제 수두룩

김동연 경제부총리, LG그룹 방문.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김동연 경제부총리, LG그룹 방문.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사정은 여의치 않다. LG그룹이 첫 간담회 대상으로 선정된 것도 다른 재벌 기업이 간담회를 진행하기에는 애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구본준(66) LG그룹 부회장 등 LG 측 기업인들을 만났다. 김 부총는 LG를 시작으로 대기업들과의 현장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부총리는 “LG는 지배구조 개선이나 상생에서 여러 모범을 보인 기업”이라면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어떤 기업을 만나고 어떤 순서를 할지를 고민하다보니 LG를 처음으로 찾게 됐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첫 간담회 대상으로 선정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 주요 인사가 직접 주요 대기업을 찾는 방식의 간담회 등은 재계 순위에 기초해 이뤄지는 경우가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LG그룹이 간담회 1순위가 된 이유를 김 부총리의 발언에 비추어 현재 정부의 기업지배 구조 개선, 상생 협력 등과 관련해 가장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대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다른 재벌 기업이 이 같은 형태의 간담회를 진행하기에는 애로가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이번 LG그룹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크다. 김 부총리가 다음 차례로 대기업이 아닌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중소·중견기업을 지목한 것도 이 같은 이유를 뒷받침 해준다는 해석이다. 김 부총리는 예고한 대로 지난 19일 인천시 연수구 소재 전기차 업체인 캠시스[050110]를 방문했다. 이 간담회는 지난 12일 열린 LG그룹 간담회와 연장 선상에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배구조와 총수 문제 등이 불거진 가운데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사업에서도 타격을 입으며 경영 성적도 좋지 못 하다.

먼저 재계 순위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총수공백’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형태의 간담회 진행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또 미전실의 빈자리로 인해 금융 계열사나 삼성물산 등의 인사가 미뤄지지 있는 상황이다.

롯데 그룹 또한 경영비리와 관련해 횡령 등 혐의로 신격호 총괄회장(95)과 신동빈 회장(62) 등 총수 일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신동빈 회장은 오늘 22일 1심 재판부에서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신 회장은 이번 선고 외에도 면세점 특허를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65)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내년 1월 선고를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 사드 보복 등으로 사업에서도 타격을 입으며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에는 총수인 정몽구(79) 회장이 상당한 고령인 데다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미미한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등 새 정부 재벌 개혁의 핵심과제인 두 가지 문제를 모두 안고 있다. 또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대리점을 상대로 조직적·고의적 물량 밀어내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자동차 판매까지 부진을 겪고 있다.

SK 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불기소 처분을 받기는 했으나 비선실세 논란에 일부 휘말렸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상의 측에서도 대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 고심을 한 듯 하다”면서 “아무래도 김 부총리와 일정이 맞는 기업을 찾다가 보니 LG그룹이 처음이 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LG그룹 또한 이번 김 부총리의 방문과 그 배경을 두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LG그룹은 “김 부총리의 대기업 첫 방문지로 LG그룹이 낙점된 것은 지난 8일 대한상의에서 일정이 잡히던 중 ‘합’이 맞아 성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일각에서 인화의 경영 등을 이유로 LG그룹과 김 부총리의 만남을 해석하고 있다”면서 “고마운 해석이지만 현 상황으로는 ‘LG그룹이 더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으로 김 부총리는 기업들과의 현장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중견·대기업, 산업·업종별 간담회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담회를 연속적으로 갖을 예정으로, 다음 타겟이 어떤 그룹이 될 지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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