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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7-12-22 15:42

‘회추위 규정 개정 추진’ 하나금융 이사회에 쏠리는 눈

현직 회장 회추위원서 배제키로
이사회 안팎 반발기류 등장 변수
‘두문불출’ 김정태 회장 발언 주목

서울 명동 하나금융지주 본사.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하나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개편하는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들의 입에 금융권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윤종남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인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임시 회의를 열고 회추위원 구성 규정 개정과 퇴임 회추위원과 사외이사의 충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 안팎에서는 최근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사외이사 6명-사내이사 1명으로 된 현행 회추위원 구성안에서 사내이사(현직 지주 회장)의 참여를 제한해 회추위원 7명 전원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방안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하나금융지주가 회추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채울 경우 국내 주요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외부 인사에 의해 CEO가 뽑히는 첫 사례가 된다. 다른 금융회사는 현직 사내이사 1~2명을 회추위원으로 두고 있다. 사내이사 중 1명은 현직 지주회사 회장이 끼어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회추위원 전원 사외이사 구성’ 카드를 빠르게 빼든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꼽히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이 잇달아 나서서 “연임을 앞둔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회추위원으로 나서서 회장 선임 과정을 논의하는 현행 체제는 결코 옳지 못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후 금감원 측이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에 회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고 새해 초에는 임원 선임 전 과정에 대한 특별 감사 추진 의사까지 밝혔다.

당국의 이같은 압박은 ‘금융권이 스스로 규정을 바꾸지 않으면 당국이 직접 메스를 대겠다’는 기조의 무력시위나 다름없었다. 결국 하나금융지주가 규정 개정을 시사하면서 당국의 강한 압박에 민간 금융회사들이 백기투항하는 형국이 됐다.

문제는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조용히 안건을 의결하겠느냐다. 이미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당국의 최근 행보를 우려하는 공개 비판이 한 차례 나왔다. 윤종남 이사회 의장은 지난 17일 “당국의 압박은 관치의 우려가 짙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윤 의장 외에 다른 이사들이 윤 의장이나 최근 퇴임한 박문규 전 사외이사와 마찬가지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사회 참석이 유력한 김정태 회장의 행보다. 당국은 수차례에 걸쳐 김 회장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김 회장 스스로도 심기가 편할 리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회 내에서 당국을 비판하거나 김 회장의 거취 표명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하기에 이사회 내부적으로 말을 아낄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까지는 우세한 편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일련의 이야기가 금융 시장 내에서 상당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일체 외부행사에서도 ‘묵언수행’에 가까울 정도로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물론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 전원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을 것”이라면서 “일단은 당국의 지적대로 회추위 구성 규정을 바꾸되 추후 당국의 행보를 면밀히 보면서 행동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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