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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하지 않다”는 최흥식, 하나금융 지배구조 문제서 자유로울 수 있나

“얄팍하지 않다”는 최흥식, 하나금융 지배구조 문제서 자유로울 수 있나

등록 2017.12.20 08:03

수정 2017.12.20 15:47

차재서

  기자

김승유 전 회장 발탁해 단숨에 지주사 사장까지당시 김정태 회장 내정자 견제용이라는 의혹도김 전 회장 비자금 의혹 이후 인적쇄신 인사 때“기준없이 후보군 제외” 언급 자신경험 빗댄 듯

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과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이 긴밀한 관계에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최흥식 원장 취임식날인 지난 9월11일 금감원 노동조합이 내놓은 성명의 일부다. 당시 노조는 피감기관 출신 인사가 금감원장에 선임된 데 강한 실망감을 표시하며 최 원장이 하나금융과 거리를 둘 것을 촉구했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노조의 우려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지만 금융권 전반에 노조의 이 성명이 다시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최흥식 원장이 돌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게 결국 하나금융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그 배경에 최 원장과 김승유 전 회장의 긴밀한 관계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최 원장과 김 전 회장은 금융권 내에서 각별한 사이로 유명하다. 경기고 선후배인 두 사람은 30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이 2010년 하나금융과 연을 맺은 것도 김 전 회장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하나금융 경영연구소장과 하나금융지주 사장, 하나금융이 후원한 서울시향 대표 등 최 원장의 발자취만 따라가 봐도 이들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최 원장이 2012년 하나금융 사장에 내정됐을 때도 외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져나왔다. 5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고참급 인사가 기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하나금융과 인연이 거의 없던 최 원장이 그룹에 합류한지 불과 1년4개월 만에 지주 사장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국내파트를, 국제 경험이 풍부한 최 원장이 해외파트를 맡아 이끌도록 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만들어진 얘기일뿐 실제로는 김정태 회장이 내정되자 그를 견제하려는 김 전 회장이 최 원장을 지주사 사장으로 적극 추천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애초에 최 원장을 하나금융으로 영입할 때부터 김 전 회장이 그를 자신의 후임으로 생각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을 정도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하겠다는 최 원장의 새로운 방침이 하나금융을 겨냥한 것이란 의구심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 김 전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내년 3월 회장 재 도전 가능성이 높은 김정태 회장을 주저앉히려는 포석이란 분석이다.

현재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의 골은 깊어질데로 깊어진 상태다 김 전 회장이 비자금 의혹으로 고문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틀어진 이들의 관계는 김정태 회장이 곧바로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실시하자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김정태 회장은 “전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이 조직을 흔들고 있다”고 언급하며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암시했다.

최 원장 본인도 김정태 회장이 2014년 연임을 맞아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지주 사장 자리를 내려놓은 바 있다. 이렇다보니 ‘과거 회장 후보군으로 선정됐던 일부 인사가 특별한 기준없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하나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지적사항은 바로 최 원장의 경험에 빗댄 것이란 견해도 분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따지고보면 하나금융 지배구조 문제에서 최흥식 원장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라며 “더욱이 김정태 회장과 2년 넘게 일했고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물망에 올랐다 회사를 떠난 최 원장이 총대를 메는 게 자칫 한 풀이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19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특정인을 겨냥할 정도로)그렇게 얄팍하지 않다”며 세간의 의혹을 재차 반박했지만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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