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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담당 MC사업본부의 경영자 변천사

LG전자 스마트폰 담당 MC사업본부의 경영자 변천사

등록 2017.12.01 13:08

수정 2017.12.01 14:56

강길홍

  기자

LG전자 호실적에 임원승진도 사상 최대 규모MC사업 이끌던 조준호 사장만 쓸쓸히 퇴장스마트폰 담당 경영자 대부분 자리에서 물러나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누가와도 어려운자리

조준호 LG인화원장(왼쪽)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조준호 LG인화원장(왼쪽)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최고경영자(CEO)의 늪이 되고 있다. MC사업본부를 맡아왔던 CEO 대부분이 쓸쓸히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를 방증한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역대 최대 승진자를 배출하며 승진잔치를 벌였다. 올해 LG전자의 실적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단 한 사람. MC사업본부를 이끌던 조준호 사장은 잔치 분위기에 끼지 못했다. 9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사업일선에서 물러나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MC사업본부장의 쓸쓸한 퇴장은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모습이다. 남용 전 부회장을 비롯해 그동안 LG전자에서 앞서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졌던 수장들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오너가인 구본준 부회장도 LG전자를 떠났을 정도다.

지난 2007년부터 LG전자를 이끌던 남 전 부회장은 2010년 9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해 2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는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초콜릿폰·샤인폰·프라다폰·뷰티폰 등 히트작을 쏟아내며 승승장구하던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4년만이었다. MC사업본부 실적부진의 출발이었다.

MC사업본부장이던 안승권 사장(당시 부사장)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안 사장은 올해 인사에서 LG마곡사이언스파크센터장으로 다시 이동했다. MC사업본부장을 끝으로 사업일선에 복귀하지 못한 셈이다.

남 전 부회장을 대신해 오너가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구 부회장은 ‘독한 LG’를 강조하며 LG전자의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MC사업본부장에는 당시 MC연구소장이던 박종석 부사장이 임명됐다.

이후 LG전자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내세우며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했고 마침내 2011년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0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이었다.

LG전자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바탕으로 마침내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보탰다.

LG전자가 2012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출시한 옵티머스G는 구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본무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LG전자 스마트폰 담당 MC사업본부의 경영자 변천사 기사의 사진

옵티머스G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MC사업본부는 2012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2013년 1분기에는 1328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MC사업본부가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14분기 만이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 612억원을 달성하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MC사업본부장이던 박종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G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프리미엄폰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급증으로 2013년 3분기 797억원 적자, 4분기 434억원 적자, 2014년 1분기 7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부침이 이어졌다. 2014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 85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14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 1674억원으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2014년 4분기에도 6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 말 박종석 사장이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LG전자 최고기술자문역(CTA)으로 이동한다. 박 사장이 물러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건강상의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회장은 공석이 된 MC사업본부장에 누구를 임명할지 고심하던 끝에 가장 신임하던 경영자였던 조 사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조 사장에게 MC사업본부는 오점이 되고 말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1분기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떨어졌다.

2015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는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만 살펴보면 1분기 2022억원, 2분기 1535억원, 3분기 4364억원, 4분기 4670억원의 적자로 연간 기준 1조2591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본준 부회장도 지난해 말 LG전자에서 손을 털고 지주회사인 ㈜LG로 이동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조성진 부회장 체제 아래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수익성 회복에 집중한 MC사업본부는 1분기 2억원으로 적자폭을 대폭 줄이는데 성공하지만 2분기 다시 1000억원대로 적자가 확대됐다. 3분기에 영업손실이 3753억원까지 늘면서 조 사장이 결국 물러났다.

2015년부터 MC사업본부를 이끌었던 조 사장은 임기 중에 사실상 단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며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MC사업본부를 새롭게 이끌게 된 황정환 부사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는 MC사업본부에서 황 부사장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에서 출세하려면 TV나 생활가전을 맡아야 하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 사업은 누가 맡더라도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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