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린 기자
등록 :
2017-11-17 16:36

수정 :
2018-05-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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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心집중]공정위 ‘쭈쭈바 갑질’ 그후…몸 사리는 국과장들

논란 이후 간부들 눈치보기 바빠
회식 뜸하고 술도 잘 마시지 않아
내부 개혁엔 직원들 반기는 분위기

사진= 연합 제공


“국·과장급 간부들이 몸 사리는게 느껴져요”
“술자리 만들지도 않고 잘 마시지도 않아”

공정위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고위급 간부들이 아래 사람 눈치 보기에 바빠진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부 갑질 척결을 외친 이후다. 최근 ‘쭈쭈바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공정위가 자기 집안 단속에 철저히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9월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 지부는 공정위 간부 갑질 사례를 폭로했다. 공정위 A 과장은 가족여행 숙소 예약 등 사적인 일을 부하 직원에게 수시로 지시했다. 사무실 냉장고에 자신이 좋아하는 빙과가 채워져 있지 않으면 “왜 쮸쮸바를 사놓지 않았느냐”며 부하 직원들을 질책했다.

A 국장은 거의 매주 여자 사무관들과 술자리를 함께했다. 자신이 직접 연락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다른 여직원에게 여자 사무관을 부르라고 시켰다. 지시를 받은 여직원은 “국장님이 시켜서 어쩔 수 없다”고 사정하며 여자 사무관을 섭외했다.

쉬쉬하고 있던 내부 갑질 문제가 외부로 터지게 되자, 공정위 조직은 크게 술렁였다. 관련 사실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에게도 즉각 보고됐다. 취임 전 일이긴 했지만 갑질 척결을 외쳐대던 김상조 위원장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언론사 포럼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토로하는 한편, 감사실에 갑질의 진상을 조사하라며 발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감사실 또한 난감해졌다. 노조가 설문조사 원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감사를 시작하기 곤혹스러운 상황이였다. 감사실 관계자는 “갑질을 했다는 모 과장이 누군지도 모른 채 소문만 듣고 감사를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런 이유로 당사자들에게 직접적인 처벌이 내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김 위원장이 내부 갑질 척결에 나서겠다고 선포하자 공정위 내부는, 특히 국과장급 간부들은 크게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공정위 C 과장은 “문제에 올랐던 당사자들이 스스로 몸을 삼가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여직원과의 술자리 문제로 오르내렸던 모국장은 현재 술자리 자체를 전혀 만들지도 않고 술을 아예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위원장님이 간부회의에서 간부들이 솔선수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할 때는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엄포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자 당사자 뿐 아니라 내부 전체 공무원들이 언행을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당사자들이 당장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향후 공정위 조직개편과 간부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D 여직원은 “그 동안 여직원들이 쉬쉬하면서 묵묵히 견뎌 왔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직원들이 위원장님의 신뢰제고 말에 공감하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C 과장은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당사자 중 한 E 간부는 여전히 자신이 블랙리스트인 지도 모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눈치 참 없다’는 우스갯 소리가 오가고 있다”고 말하며 실소를 터뜨렸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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