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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특혜성 인가 납득 안돼”

[초대형IB 반쪽 출범]은행권 “특혜성 인가 납득 안돼”

등록 2017.11.13 16:22

수정 2017.11.13 16:31

정백현

  기자

은행 中企대출 경쟁 격화 불가피은행권 “당국이 업권 불평등 조장”

은행권 “특혜성 인가 납득 안돼” 기사의 사진

금융당국이 국내 1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에만 발행어음 업무를 그대로 인가함에 따라 은행권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면허도 없이 대형 버스를 운전하도록 당국이 특혜를 줬다는 것이 은행권의 반발 요지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차 금융위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하고 이중 한국투자증권에만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최초의 초대형 IB는 한투증권만이 존재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앞으로의 상황을 감안해 다른 초대형 IB에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대형 IB는 신생·혁신기업 대상 모험자본 공급을 도입 목적으로 삼고 있다. 쉽게 말해 중소·혁신·벤처기업의 원활한 경영을 위한 자본 공급원 역할을 하는 곳이 초대형 IB다. 초대형 IB가 취급하는 업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발행어음 업무다.

한투증권이 취급하게 될 발행어음 업무는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 금융상품을 파는 것이다. 회사채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은행권의 금융상품보다 수익률이 높다. 이 어음에 대한 수요 또한 많기 때문에 은행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기어음과 비슷한 성격의 금융상품이 바로 중소기업 대상의 대출이다.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상의 대출로 쏠쏠한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IB가 단기 어음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공급할 경우 시장의 과당경쟁이 우려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단기금융업 인가를 졸속 행위이자 특혜적 행위로 규정하고 금융당국 측에 이를 보류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은행권의 대표 조직인 은행연합회는 지난 9일 초대형 IB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절차 추진은 국회와 금융행정혁신위 등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보완책 마련이 완료된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인가 시점을 늦춰달라고 촉구했다.

은행연합회 측은 “초대형 IB에 인가를 추진 중인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는 일반 상업은행이 진행하는 업무”라며 “과거 단자사나 종금사가 영위했던 단기대출업무에 치중할 우려가 높아 초대형 IB 육성 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꼬집은 바 있다.

그러나 거듭된 보류 요청에도 금융당국은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13일 초대형 IB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가 내려지자 은행권은 발끈하고 나섰다. 은행업 라이선스 없이 은행이 실행하는 업무를 영위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은행업 영위 자격이 없음에도 당국의 특혜적 인가 때문에 은행보다 더 쉬운 방법으로 수익을 챙기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면서 “혁신·창업기업을 위한 금융 시장 환경을 만든다는 미명 하에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차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의 관계자도 “초대형 IB 탄생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국의 증권사 봐주기는 너무하다”며 “은행과 증권사가 비슷한 기반 위에서 경쟁을 해야 금융 소비자의 이익도 늘어나는 법인데 당국만 이 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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