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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등록 :
2017-11-01 08:17

수정 :
2017-11-01 08:22

KB금융, 노조추천 사외이사 주총에 상정…윤종규 회장 노림수는

노조 기(氣) 살리기·文정권 코드맞추기 ‘일석이조’
주총서 통과땐 파장…윤 회장 인사권 제약 불가피

KB금융지주는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조)가 제안한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과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 배제를 상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안건 상정에 대해 ‘노조 기 살리기’와 ‘文 정권 코드 맞추기’를 한꺼번에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9월말 우리사주 등 KB금융지주 주식 92만2586주(지분율 0.22%)를 위임받아 제출한 주주제안서를 검토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출 과정에서 대표이사(그룹 회장) 참여를 배제하는 정관 개정을 주총 안건에 올리기로 했다. KB노조는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구조를 바꿔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주총 안건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표면적으로 노조가 조합원으로부터 위임장(3%)을 받아 주주제안을 하면 상법상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회장이 ‘노조 기 살리기’와 ‘文 정권 코드 맞추기’를 한꺼번에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주주들이 경영권을 헤칠 수 있는 노조 추천의 사외이사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현실적으로 주총에서 통과되기 어려운 안건을 이사회에서 받아줌으로써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에 대해 한 발짝 양보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자 추천 이사제’와 코드를 맞추고 있다는 의지를 내비쳐 실리를 챙기는 전략을 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출 과정에서 대표이사 참여를 배제하는 정관 개정이 통과된다면 KB금융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외이사 선임에 관여할 수 없다면 사실상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이 거의 없어서다. 게다가 계열사 CEO 선임과 승계 프로그램 등을 결정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대표이사를 배제하면 대표이사는 계열사 사장 인사에 관여할 수 없어 사실상 회장의 경영권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KB노조 관계자는 “소액주주로서 주주전환을 할 때 의견권 대리행사 신고를 거쳐야 한다. 공식적인 접촉이 가능한 기간이 되면 주주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의견권 위임을 부탁하는 등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노조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했다.

신수정 기자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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