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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7-10-12 19:37

‘삼성 vs 특검’ 2라운드 돌입…이재용 항소심 첫 재판서 공방전

1심 판결 두고 양측 모두 신경전
특검 “삼성 미르재단 지원금도 뇌물”
삼성 “朴대통령 요구로 수동적 지원”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공방 이어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공판.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삼성과 특검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첫 재판이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에서 삼성과 특검은 미리 준비한 PPT(파워포인트) 자료를 바탕으로 열띤 공방을 벌였다. 양측 모두 1심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1심이 무죄로 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 관련 뇌물 혐의와 삼성물산 합병 등 개별 현안에 관한 명시적 청탁 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대통령 ‘말씀자료’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 지주사 전환 등 개별현안이 기재돼 있는 상황에서 명시적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에 대해서도 “유착 관계가 형성된 상태에서 재단 지원을 요구받은 만큼 이재용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 대가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대통령이 공익적 명분을 내세웠더라도 재단 지원금을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특검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정치 발전을 명분으로 기업인에게 돈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1심에서 인정한 묵시적 청탁 자체가 없었다며 무죄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 측은 “1심은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은 인정 안 하면서도 포괄적 현안인 승계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했다”며 “개별 현안을 떠난 포괄 현안이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이든 포괄이든 묵시적 청탁이 있으려면 관계인들 사이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릴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1심에서 묵시적 청탁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그대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지원의 직접적인 이득을 보지 않았는데도 1심이 제3자 뇌물이 아닌 단순 뇌물로 판단한 것도 판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원심은 형사 재판의 증거재판 원칙 등의 틀을 벗어나 ‘정경유착 근절’ 같은 비법률적 시각의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에 수동적으로 지원한 것일 뿐, 청탁에 따라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 측은 “수첩 내용은 안 전 수석의 법정 진술과 결합해 그 자체로 증거 능력이 인정된 셈”이라면서 “해당 수첩이 증거로 쓰여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삼성과 특검은 오는 19일 2회 공판에서 승마 지원 경위와 마필 소유권 이전 문제, 뇌물죄에 대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 등에 대한 양측이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지난 8월25일 1심 선고 이후 48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정장을 입고 법정에 나왔다.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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