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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7-09-11 07:46

수정 :
2017-09-11 07:50

[현장에서]장관 자리가 아직 어색한 김상조

이재용 재판 참석 논란…“한 사람의 시민 자격으로 왔다”
“서울고법, 공정거래법 법리해석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
“나쁜 짓은 금융위가 더 하는데…욕은 공정위가 더 먹어”
“네이버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재웅 “오만하다”

공정거래위원장과 유통업계와의 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아직 장관 자리가 어색한 모습이다. 장관은 국무를 나누어 맡아 처리하는 행정 각 부의 수장으로 그 어느 자리보다 언행이 중요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장관에 걸맞지 않는 언행으로 아직 교수 티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공판에 특별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큰 논란을 빚었다. 그는 국무위원 배지를 뗀 채 출석하며 “한 사람의 시민 자격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수장을 앞에 놓고 피고인 측 변호인이 적극적인 반대 신문을 진행하긴 힘들 뿐 아니라 법원 역시 현직 실세 장관의 증언에 아무래도 가중치를 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이 ‘삼성 저격수’로 알려진 김 위원장까지 증인으로 소환해 당시 재판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법원에 나갈 때 왜 고민이 없었겠느냐”며 증인 출석 논란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증인으로 나가지 않으면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부분이 전혀 증거로 쓰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직접 법정에 나가 증인으로 진술해야 증거가 채택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판이 진행되는 사이 그의 신분은 대학교수에서 현직 장관으로 바뀌었다.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듯한 모습이다. 장관은 결국 공무원인데 사법 기관 판결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증언은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1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하는 법리 구성의 기반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일감 몰아주기 무죄 판결과 관련해 “서울고법의 공정거래법 23조의 2(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정)에 대한 법리해석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며 “일감 몰아주기 거래 규모가 작아 경제력 집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논리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나 SK㈜ 정도 되는 회사여야 규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3조 2는 사실상 의미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현직 실세 장관이 계속해서 재판부 판결에 딴지를 걸게 된다면 재판부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관은 공직자로서 언행에 늘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말실수를 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 도중 공정위가 잘못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는 취지를 설명하면서 “나쁜 짓은 금융위가 더 많이 하는데 욕은 공정위가 더 많이 먹는 게 아닌가”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후 ‘금융위가 공정위보다 나쁜 짓을 더 많이 했다’라는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금융위가 나쁜 짓을 했다고 평가받을 일은 없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도 “공직자 자세를 다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말실수했다”라며 사과했다.

이해진 네이버글로벌투자책임자를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깎아 내렸다. 네이버 정도의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런 일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맨몸으로 정부 도움 없이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하다. 동료 기업가로서 화가난다”고 작심 비판을 했다.

주변에선 김상조 위원장이 장관이라는 직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수 신분일 때는 재벌과 공무원에 대한 훈계와 비판이 어울리지만 장관은 곧장 해당 기업과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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