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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의 ‘몽니’···“면세점 임대료 인하 없다”

인천공항공사의 ‘몽니’···“면세점 임대료 인하 없다”

등록 2017.09.05 14:01

임정혁

  기자

사드로 인한 정치적 갈등 면세업체 매출 급감임대료 벅차 대기업 비롯 중소업체 고통 커져 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산정방식 바꿀 수 없다”사드피해는 오로지 업체 몫···모르쇠로 일관해

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구역. 사진=연합뉴스 제공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구역. 사진=연합뉴스 제공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인천공항에서의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임대료 산정 방식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 업계 일각에서는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영업 손해가 아닌 ‘사드 보복’이라는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상생을 뒤로한 채 지나치게 관련 협상에 선을 긋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전날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권 반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사내 분위기엔 변함이 없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특허권 반납을 검토 중인 게 확실하다”며 “법적으로도 문제 되는 게 없는 만큼 현 상황에선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특허권을 반납한 후 사드 조치가 풀릴 수도 있는데 그때는 오히려 반납한 회사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그런 상황에서도 반납을 검토 중이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6% 감소한 2조533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 면세 사업자로 분류되는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한화갤러리아면세점) 역시 올해 상반기 각각 60억원과 270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나면서 면세점 업계는 꾸준히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앞으로 롯데면세점이 마주할 상황도 만만치 않다. 2015년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롯데의 5년간 임대료는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라(1조5000억원대)나 신세계(4000억원대)보다 임대료가 훨씬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롯데는 계약 기간 3∼5년차인 이달부터 2020년 8월까지 전체 임대료의 약 75%를 지급해야 한다. 남은 기간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해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으로 현재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를 ‘국가 재정’으로 규정하고 기존 산정 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를 국가계약법을 준수해 거둬야 하는 세수로 보고 있다. 세수와 연결되는 문제이므로 임의로 인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관련 임대료를 내려주면 항만공사 등 다른 면세점 임대료에까지 영향을 줘 향후 국가 재정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 전환’도 앞두고 있어 선뜻 임대료 인하 등의 수익 감소를 추진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실제 지난달 30일에는 한국면세점협회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 대표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이날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이는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국제 여객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한 제주, 청주, 무안, 양양 등 4개 공항에 대해 면세점 임대료를 30% 인하하고 납부 시기도 유예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너무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대놓고 그런 말들을 할 수 없으니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에 영업 이익률 60%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참에 임대료 인하나 여러 산정 기준을 협상해 바꿀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전반적으로는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임대료 인하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두고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사업권 반납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과정에서 업계 1위로 불리는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하면 중소중견업체 한 곳이 면세사업권을 반납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3사와 중소중견업체로 분류되는 SM, 시티플러스, 삼익, 엔타스가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너무 단호하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이라며 “세계 3위 안에 드는 공항이라고 자랑하는데 거기에 면세점들의 노력은 아예 없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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