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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처방은 통했지만···“지나친 개입 화 부를 것”

[8.2대책 한달 後①]단기 처방은 통했지만···“지나친 개입 화 부를 것”

등록 2017.08.31 09:21

수정 2017.08.31 09:28

김성배

  기자

고강도 대책 발표후 서울 등 약세로 돌아서거래 절벽 현실화···분당, 대구 등 풍선효과도부산 등 인기 분양시장에서 청약경쟁률 대박도실수요자들만 혼란···시장논리 무시하면 폭등우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제공=뉴스웨이 DB)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제공=뉴스웨이 DB)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이 다가왔지만 대책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 의도대로 8·2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거래 절벽’(주택 매매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중도금 대출이 막혀 분양 계약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가하면 청약제도 변경으로 일부 실수요자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서울을 제외한 일부 수도권과 지방을 비롯해 신규 아파트 시장에선 수요자들이 몰리며 역(易)양극화 현상마저 빚고 있다. 때문에 거래와 공급 절벽, 초저금리가 지속된다면 잠시 숨죽인 강남을 중심으로 정권말 폭등하는 등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8 ·2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0.33% 올랐지만 이달 7일 0.03%, 14일 0.04%, 21일 0.04%씩 떨어졌다. 21일 조사 기준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던 강남4구의 낙폭이 컸다. 서초구(-0.15%)가 가장 많이 내렸고 강동구(-0.11%) ·강남구(-0.05%) ·송파구(-0.05%)도 하락했다.

일종의 '호가'로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부동산114 통계에선 대책 발표 직후인 4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37%로 둔화된 이후 11일 0.07%, 18일 0.03%, 25일 0.03%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부 정책과 투자 심리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7개월 만인 11일 조사 때 0.25% 떨어졌다. 그러다 18일 -0.16%, 25일 -0.03%로 낙폭이 차츰 줄고 있다. 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2억원씩 떨어진 일부 '급급매'가 팔린 후 일단 추가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양새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나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고점 대비 3000만~1억원 가량 빠진 상태에서 추가 하락세를 멈췄다. 이 단지는 정부가 조합원 지위 양도와 관련해 예외조항을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착공 전까지 거래가 가능해졌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면서 거래는 안 되고 있다"며 "정부가 9월 중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 등 추가 규제가 예고된 만큼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등 기존 주택시장의 급랭분위기와 규제가 분당이나 대구 일대 등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으로 일부 투자수요가 몰리며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인기 신규 아파트 시장엔 청약자들이 몰려들며 되레 열기가 더 뜨거워지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서울과 수도권, 지방이 반대로 움직이는 역양극화 현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전인 7월 31일과 비교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지난 21일 기준 0.70%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 변동률(0.03%)과 비교하면 무려 23배에 달하는 상승세다. 서초구는 오히려 0.02% 떨어졌다. 8·2 대책으로 지역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올 들어 분당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3.85%를 올라 강남구(3.42%)와 서초구(3.60%)를 넘어섰다.

분당신도시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69㎡형은 올 들어 6개월만에 1억원 가까이 뛰더니 대책 발표 후에는 더 올라 현재 7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달 7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분당 이매동 선경아파트 전용 83㎡형도 8·2 대책 이후 한달 만에 5000만원 오르며 8억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며 집값이 꺾였던 대구지역 주택시장도 8·2 대책 이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은 2015년 11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7월 초부터 상승세로 접어들더니 이달 7일 0.03%, 14일 0.05%, 21일 0.03% 등 상승폭을 넓혀가고 있다.

일부 청약시장에선 과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된 아파트인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는 평균 34.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은평구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37.98대 1), 영등포구 '보라매 SK뷰'(27.7대 1) 등에 뒤지지 않았다.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단지인 경기도 성남고등지구 '호반베르디움'은 평균 경쟁률 22대 1을 기록했다. 부산시 서구 '대신2차 푸르지오'는 평균 254.82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부산 서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에서 빠져 전매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약세를 면치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등 추가 대책이 예상되는 데다, 9월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발표되면 강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가 많은 강남에 공급절벽이 전망되는 가운데 초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정권말엔 다시 폭등하는 등 재앙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간엔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흐름에서 정부가 시장을 이기긴 어렵다. 수요 공급 논리를 무시하면 언젠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어서다. 수년 내 강남은 물론 서울 전지역이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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