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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였나?

[이재용 재판, 120일의 기록⑤]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였나?

등록 2017.08.22 19:01

강길홍

  기자

특검, 삼성그룹 총수로서 모든일 관여이재용 “전자 계열사 외에는 관여 안해”최지성 “이 부회장과 상하 관계 아니야”삼성, 경영승계라는 목적과 논리적 모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의 혐의와 관련한 1심 공판이 120여일만에 마무리됐다. 선고는 오는 25일 이뤄진다. 매주 3~4차례 진행된 공판에 나왔던 60여명 증인의 증언을 비롯해 특검과 변호인의 공방, 피고인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 본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 대외 활동에 전면에 나섰다.

대통령과 기업 총수 면담에 삼성을 대표해 나갔고, 삼성병원 메르스 사태에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삼성물산 합병 등을 주도적으로 결정했고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자신은 물론 이번 재판에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고위 임원은 이 부회장이 총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피고인 신문에서 최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자신이 삼성그룹의 모든 결정을 총괄하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전 부회장은 “통상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를 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이 부회장이 후계자인 만큼 예우 차원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될 부분만 선별적으로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피고인 신문 도중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나’ 등의 물음에 최 전 부회장은 ‘보고’라는 표현에 대해 다소 언짢은 내색을 보이며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상 상하관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그것이 삼성그룹의 총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몇차례 회장에 오를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이 부회장이 고사해 결국 자신이 삼성그룹을 계속 이끌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올라 있는 만큼 전자와 전자계열사의 현안에 대해서는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만 그 외 나머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은 최 부회장이 내린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재판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연 피고인 신문에서 “전자 이외의 다른 계열사 업종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아버지 와병 이후 최 부회장에게 보고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그냥 알려주는 정도였고 내가 무슨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 부회장과의 회의나 식사 자리에서 한번도 상석에 앉아 본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밖에서는 내가 더 높은 사람인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가끔 사람들을 만나면 그런 모습을 보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미래전략실을 통해 그룹 내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경영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청탁하고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특검은 최 전 부회장이 자신이 사실상의 삼성의 총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재벌 범죄에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총대메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 바꿔치기’와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특검의 주장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반박한다. 섬성 측은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소속도 아니고 삼성그룹의 총수도 아니다”라면서 “특검은 이 부회장을 이미 총수로 보면서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청탁을 했다고 하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끝>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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