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오늘 결심···검찰 구형은?

특검이 ‘세기의 재판’으로 자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이 6일 마무리된다. 4개월간 달려온 이 부회장 재판은 이날 결심을 끝으로 공판을 마무리하고 선고만 남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의 뇌물 혐의 재판에 대한 결심을 7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한다.

앞서 특검과 변호인단은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핵심 쟁점에 대한 공방을 진행했다. 이날 결심에서는 각각 30분가량의 최종 변론 시간이 주어졌다.

검찰은 최종 변론 이후에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을 내리고,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 이후에는 피고인들이 최후진술을 하게 된다. 변호인 측은 최후진술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선고는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8월27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구속기한 내에 1심 선고를 마무리 짓기 위해 매주 3~4회 공판을 진행하며 숨 가쁜 일정을 달려왔다.

짧은 재판 일정 때문에 자정을 넘겨 심야 공판이 진행된 날도 여럿이다. 마침내 재판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삼성과 특검의 주장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승마협회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 등이 삼성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430억여원을 건넸다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뇌물을 건넨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부처의 도움을 받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특검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비롯해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여금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보낸 후원금 등도 뇌물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핵심 쟁점은 ▲삼성이 최순실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나 ▲청와대가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했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볼 수 있나 등으로 꼽을 수 있다.

특검은 삼성 측 혐의 입증을 위해 재판 과정에서 ▲대통령 독대 말씀자료 ▲안종범 수첩 ▲삼성 임원 문자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재판 종반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전 정권 관련 문건 중 ‘삼성 경영권 승계 현안’을 뒤늦게 증거로 제출됐다.

반면 삼성은 특검이 주장하는 모든 혐의에 대해서 철저히 부인하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물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등에도 관여한 적 없으며 삼성물산 합병을 비롯한 그룹 현안에도 관여한적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50명이 넘는 증인들이 출석했지만 특검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부회장의 혐의를 명확히 드러나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에서도 “그룹의 모든 사업적 결정과 승인 권한은 최 부회장에게 있다”며 “나는 전자 계열사 이외에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과 회의나 식사를 할 때도 한번도 상석에 앉아 본적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부회장 역시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최종적으로 내가 결정한 일”이라며 “이 부회장에게는 언론에서 문제가 된 이후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 전 사장, 박 전 사장, 황 전 전무 등 나머지 피고인들의 진술도 이 부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한편 결심 공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출석해 최종 의견을 밝히고 구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에게 어떠한 구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