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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신문 마무리···“청탁‧대가성 지원 없었다”

[이재용 재판]이재용 신문 마무리···“청탁‧대가성 지원 없었다”

등록 2017.08.03 16:34

한재희

  기자

최순실‧정유라 존재 몰라···합병‧지주사 전환 관여 안 해2, 3번째 독대에서 승마지원·JTBC 관련 질책 받아 당황사회 공헌, 재단 지원 등 활동은 보고 안하는 것이 관례

뇌물 제공 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첫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뇌물 제공 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첫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마무리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동안 총 9시간여에 거친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최순실(61) 씨와 그의 딸 정유라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독대에서 관련 이름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제51차 이재용 부회장 및 전‧현직 삼성 임직원 등 5명에 대한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삼성 현안에 대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승마지원=정유라 지원’으로 생각 못했다=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 하고 스포츠‧영재센터 등 재단에 출연 하는 대가로 삼성의 현안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생명 중간금융지주사 전환 등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지적한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 관련 임원을 교체해 달라, (이전 회장사인) 한화보다 못하다고 말했다”면서 “이에 대해 한화보다 잘 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지 않고 관계 임원을 바꾸고,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작은 메모지에 교체 임원의 이름을 적어왔는데 누군가가 알려줬거나 적어준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해당 관계자의 이름을 잘 못 말하는 듯 정확한 내용을 아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돌아와 삼성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는 표현으로 당시 분위기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는 “실제 상황보다 확대해서 자신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회장은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 빼고는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일단 대통령 단독 면담이었고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어서 제가 당황했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이 정유라 지원이라는 의미로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당시에는 최순실과 정유라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승마 지원을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요청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당시에는 이미 합병이 마무리 된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결국 당시 최순실과 정유라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승마 지원이 그들을 위한 것이라고 연결 짓지 못했고 현안에 대한 대가성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주장대로라면 특검이 주장하는 뇌물공여가 성립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독대 때 청탁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었다”=이 부회장은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을 할 여건이 아니었다며 특검 측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2015년7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을 묻는 등 덕담으로 시작해 문화융성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 승마 지원에 대해 질책했다고 한다.

2016년2월 독대 때에는 대부분 JTBC에 대한 불만에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대화 분위기는 JTBC 언급 전‧후로 나뉠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이 JTBC 보도에 대해 ‘이적단체’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 지원에 대해 질책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였다”면서 “승마 지원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메모를 보며 전달하는 식이었지만 JTBC 이야기를 할 때는 마음속 생각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았고 얼굴이 상기 될 정도였다”고 답했다.

때문에 삼성 현안에 대해 청탁을 하는 등의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주장이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으며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이나 승계 작업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독대가 끝난 이후 재단 출연 등이 아닌 정치 권력이나 JTBC와의 관계가 악화돼 보복을 당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또 장충기 전 차장과 최지성 전 부회장이 진술을 번복한 부분인 영재센터 사업 계획안에 대해서도 “사업계획안을 박 전 대통령에게 받은 적이 없다”면서 “최지성 전 부회장이나 장충기 전 사장에게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승마지원‧재단 출연 보고 안 받아”=이 부회장은 승마지원 과정이나 영재센터 후원, 재단 출연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사회 공헌 활동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질문하자 “1년에 총 얼마를 (후원)했다거나 이번에 얼마를 하게 됐다 등의 세세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면서 “보고를 받지 않고 어디에 얼마를 후원하라는 개입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대통령이 승마지원을 질책했고 문화융성이나 동계스포츠 관련 재단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등 통상적인 공헌 활동과 다른데 보고 받은 적 없냐고 재차 묻자 “보고 받은 적 없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님 때부터 정부건 문화단체건 요청이 오면 담당 부서에 넘기고 알아서 판단하고 위에는 보고 안하는 관례가 있었다”면서 “인재를 채용하거나 기술 개발에 관한 것이었다면 나에게 보고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제가 야구 좋아하는데 삼성 라이온스 류중일 감독 교체된 사실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면서 “철저하게 권한 이양을 해놔서 영재센터나 재단 관련은 언론에서 문제 되기 전 까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전 승마협회장)에게 승마협회 문제를 신경 쓰지 않게 해달라며 협회를 지원하라는 취지로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데 제가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 “스포츠 지원을 1년에 천 몇 백억을 쓰는 것으로 아는데 조금 더 한다고 문제가 될까 싶었다”고 밝혔다.

또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알았으면 제가 챙겨봤어야 하는데 당시엔 아무 얘기가 없으니까 잘 되고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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