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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한미, 치열한 공방전 예고

[美, FTA 재협상 요구]갈림길에 선 한미, 치열한 공방전 예고

등록 2017.07.14 14:18

주현철

  기자

한미, FTA 공동위 장소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미국이 자동차·철강 요구하면 한국은 ISD통상본부 트럼프 속내 파악하고 협상 임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양국은 벌써부터 신경전에 돌입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우선 양국은 공동위원회를 각자 자국에서 개최하자고 주장하는 등 초반 기 싸움에서 한 치도 밀리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14일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운영을 다룬 22.2조 4항 ‘나’는 “양 당사국이 달리 합의하지 아니하는 한 공동위원회는 다른 쪽(개최 요청을 받은 쪽) 당사국의 영역에서 개최되거나 양 당사국이 합의하는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미 USTR이 요청한 특별회기는 합의하지 않는 한, 요청을 받은 국가에서 연다는 의미다. 통상 매년 한 번 열리는 공동위원회 정기회기는 한국과 미국에서 교대로 개최한다.

하지만 미 USTR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하자”고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개최를 주장한 것은 초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방편으로 해석된다. 이에 산업부는 규정대로 한국에서 개최하자고 요구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것도 기 싸움”이라며 “미국도 그 조항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워싱턴으로 박아서 요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위에서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한 한미 FTA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를 이유로 공동위에서 개정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꼽은 자동차와 철강 무역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경우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의 주장대로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무역은 아니지만 미국은 한국산 철강제품의 덤핑과 한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우회덤핑도 큰 문제로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끔찍한 거래’(horrible deal)라고 지칭하며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한국 정부는 개정을 논의하기 전에 한미 FTA로 인한 실제 영향과 과연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FTA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고 역제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무역적자의 원인이 한미 FTA가 아니라 양국 경제 기초와 수요의 차이, 거시 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설득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공식 요구한 데 대해 “모든 가능성을 예단하지 말고 열어두고 준비하라”며 “미국이 그쪽 사정으로 FTA 개정 협상을 요구한 것이라면 그 진의와 관련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우리 측 입장도 잘 전달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현재 한미 FTA를 담당해야 하는 통상교섭본부장 인선이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으로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 인선과 더불어 트럼프의 속내를 파악하고 빠르게 협상준비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미국 USTR이 내놓은 공식무역장벽보고서에 보면 한미 FTA로 미국의 대한 교역에 상당한 정도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단 걸 인정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지지층 등을 살펴볼 때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에 결국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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