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전자업계④]IT株 주가 고점인가, 더 갈까

상반기 증시 레벨 업(Level-up)을 이끈 IT株의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의 주가 고평가 및 추가 실적 개선 가능 등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하반기 IT 주가 향방에 대한 시장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 증시는 6년간 이어진 박스피 탈출이라는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연이은 사상 최고치 경신에 보수적 전망을 하던 증권사들도 올해 연말 코스피가 최대 2600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견해를 바꿨다. 이러한 상승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장사의 실적 개선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결산 상장법인 536사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6조, 38조8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5%, 25.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35.77% 뛴 32조19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상위 10사 중 4곳이 IT기업이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224%, 259%에 달했다.

실적 개선에 주가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온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올해에 들어서도 약 30% 정도 주가가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1년 전 대비 주가 상승률은 120% 이상이며 올해 들어서도 25% 가량 증가세를 보였다. LG전자도 IM(모바일)부문 적자 감소와 가전 부문의 흥행에 힘입어 4년 만에 주가 8만원을 넘겼다.

이는 중소형 IT기업들도 마찬가지다. IT 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7% 이상 올랐으며 코스닥의 부품주도 대형 전자업체 실적 개선에 따른 수혜 예상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문재인 정부가 4차산업 육성을 예고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IT기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꾸준한 수요 증가로 인한 대규모 신규투자 집행과 하반기 예정된 신형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추가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실적 개선을 이끈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는 물론 2018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디스플레이 역시 대면적, 고해상도 패널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IT 업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기 때문에 가격 조정 대신 기간 조정이 일어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밸류에이션인 IT 업종들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가치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센티멘털 측에선 부정적 작용할 수 있겠으나 같은 선상으로 놓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스닥 조정 IT는 IT서비스, 플랫폼 등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이라고 설명하며 “우리나라 IT는 하드웨어 중심이며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많은 상황이 아니므로 다른 양상을 eLF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중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와 연결되는 IT서비스에서 조정이 일어난다면 하드웨어까지 수요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