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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어 MB까지···‘비선실세’ 지뢰 밟은 安

박지원 이어 MB까지···‘비선실세’ 지뢰 밟은 安

등록 2017.04.24 17:22

수정 2017.04.24 17:42

이창희

  기자

강력 반발·해명에도 여전한 ‘상왕’ 논란‘MB아바타’ 반격하려다 오히려 자승자박자칫하면 ‘박근혜-최순실’ 오버랩 우려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자신의 배후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존재한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지층의 균열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밝혀진 비선실세 논란과 같은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서둘러 진화하지 않을 경우 치명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 대표는 안 후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으로 정착한 이후부터 ‘상왕’ 논란에 시달려왔다. 당 전면에 나선 안 후보 뒤에서 박 대표가 주요 현안을 관장하고 결정한다는 의혹이다.

이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세로 재점화됐다. 홍 후보는 지난 19일 TV토론에서 “시중에선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박지원이 대통령이라고 한다”며 “박 대표를 당에서 내보낼 의향이 있나”라고 추궁했다.

23일에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박 대표가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초대 평양대사를 하고 대북문제와 관련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으며 “안 후보가 박 대표와 초대 평양대사에 대해 합의한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제가 국민의당 창업주”라고 반박했다가 민주당 측으로부터 ‘정당을 자기가 만들었다고 하는 건 오만한 자세’라는 공격을 받아야 했다. 또한 유 후보에게 “실망스럽다”고 감정적인 대응을 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결국 박 대표는 지난 23일 목포 유세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단연코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논란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유 후보가 “박 대표의 그런 말은 대선 전에 상투적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딴지를 걸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MB아바타’ 논란은 안 후보를 더욱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 안 후보는 정계에 입문한 지난 18대 대선 당시부터 이 전 대통령과의 연루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연관은 찾기 어렵지만 이명박 정부 출신 일부 인사들이 국민의당과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데다 안 후보와 이 전 대통령의 정책이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23일 TV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MB아바타입니까”라고 수차례 물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유출된 ‘네거티브 문건’의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였음에도 오히려 안 후보 스스로에게 독이 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누가 준비했는지 몰라도 정치적으로 최악의 질문”이라며 “시청자의 기억에는 ‘MB아바타’, ‘갑철수’라는 단어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도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재인 후보가 부당하게 자신에게 네거티브를 한다는 걸 전하려 한 것이지만 ‘코끼리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코끼리만 생각난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안 후보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이 더욱 치명적인 것은 ‘비선실세’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사례와 오버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순실씨 등 배후 권력에 대해 단죄를 내린 국민 여론 앞에 안 후보가 박 대표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존재를 말끔하게 밝혀내고 프레임을 탈출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 폭락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오름세에서 하락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애초부터 ‘반(反)문재인’ 심리에 기반해 안 후보 쪽으로 결집한 보수 표심은 견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부동층으로 돌아서는 비율이 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전국 유권자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유무선RDD/95±3.1%p, 16.9%/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후보(44.4%)와 안 후보(32.5%)의 격차는 11.9%p로 오차범위 밖을 크게 벗어났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문 후보(48.4%)는 오차범위 내에서 안 후보(45.7%)를 제쳤으며, 두 후보가 공히 ‘텃밭’을 자임하는 호남에서 역시 큰 격차(문 52.0% 안 33.5%)가 드러났다.

이는 지난 19일 TV토론 이후의 여론이 담긴 조사 결과로, 23일 토론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당장 특별한 반등 요소가 없는 안 후보의 하락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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