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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결집 홍준표 ‘서울대첩’···젊은층은 안보여

[르포]보수결집 홍준표 ‘서울대첩’···젊은층은 안보여

등록 2017.04.22 19:24

김승민

  기자

지지 이유 ″안보관 확실″···보수 승리 위해 ″단합해야″비박의원 포용 두고 이견···″배신자″ 對 ″타협 필요″文 향해 ″친북좌파″ 安 두고 ″보수 아냐, 文보다 위험″

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

22일 오후 서울역광장은 소형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과 붉은 점퍼를 입은 이들도 가득했다. 광장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주변 계단이나 빈 공간에 서있거나 신문지, 돗자리 등을 깔고 앉아 있었다. 곳곳에 소형 미국 국기를 쥐고 있거나 기다란 깃대에 대형 태극기 또는 소속 단체명이 적힌 기를 달고 흔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들이었다.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홍 후보가 서울을 찾은 것은 지난 1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첫 선거운동을 벌인 이후 6일 만이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서울대첩으로 수도권 보수 표심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듯 이인제 전 최고의원과 원유철 국회의원 등 당내 중요 인사들이 등장해 발언하며 당원과 참여 유권자들의 사기를 올렸다.

2시 30분쯤 홍 후보가 나타하자 서울대첩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홍 후보의 발언에 사람들이 대답할 때마다 목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홍 후보는 처음부터 안보 주제를 꺼냈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당선되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김정은부터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 관한 한 박지원 원내대표가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에 서울역광장에서는 두 후보와 박 원내대표를 향한 거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서울대첩에 나온 유권자들은 모두 홍 후보의 안보관이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았다. 60대 임 씨는 ″당연히 홍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지금 뽑을 사람은 그밖에 없다″며 ″요즘 들어 특히 나라 곳곳에서 빨갱이들이 설치고 있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본래 고향은 대구라고 밝힌 60대 후반의 심 씨 역시 ″홍 후보가 입은 좀 거친 면이 있지만 안보관만큼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보수후보로 인식되는 안 후보에 대해서는 ′진짜 보수′가 아니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일부는 적대감마저 보였다. 임 씨는 ″문 후보는 아예 친북좌파로 확인 됐지만 안 후보는 그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훨씬 위험한 사람″이라며 지적했다. 심 씨는 ″문 후보나 안 후보나 똑같은 사람″이라며 ″안 후보가 박 원내대표를 당 대표로 만들어놨는데, 박 원내대표는 이완용보다 나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

유권자들은 홍 후보 나아가 보수정당의 승리를 위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실제로 광장 곳곳에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크게 써진 깃발이 몇 개나 펄럭이고 있었다. 그간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서로 간 단일화는 절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심 씨는 ″보수가 똘똘 뭉쳐도 이길지 말지 모르는데 서로가 잘났다 못났다 싸우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어서 힘을 합쳐야 한다. (이 문제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김현택(54) 씨는 ″보수 후보들이 경쟁을 했을 때 그중 누군가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관없지만 이번 대선은 그렇지 않다″며 ″보수가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연령대별로 반응이 갈렸다. 50대 후반 이상 연령층은 비박 의원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점을 두고 역적, 배신자라고 표현했다. 또 합쳐봤자 분열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50대 중반 이하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포용하고 통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선거 기간이 짧아 단일화해도 큰 분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 다시 당이 나눠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크게 보고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수 성향인 40대 권 씨도 ″사람 가리지 말고 서로 타협하면서 단일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22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역광장에서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 당원, 그리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모여 거점유세를 벌이는 ′서울대첩′이 열렸다. 사진=김승민 기자

홍 후보 지지자들은 현재 그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숨은 표심이 많으며, 단일화가 이뤄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심 씨는 ″숨은 표심, 샤이 보수가 매우 많을 것″이라며 ″그동안 탄핵사건으로 보수들이 부끄러움을 느껴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홍 후보 지지율이) 일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후보가 당선 시 약속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정한 재판 기회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했다. 그러나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왔다. 임 씨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 홍 후보를 지지하는 조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심 씨도 ″공정한 재판이 필요하다. 아니면 사면이나 복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는 ″제대로 된 재판 후 유죄가 확실하다면 그때 처벌하면 된다″며 ″친박 의원들 중에서도 잘못한 이들이 있으면 처벌받아야 할 것이며, 국민들이 일단 그들을 내칠 것″이라고 평했다. 권 씨는 ″전반적으로 수사가 다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놓인 상황은 너무 심한 처사″라면서도 ″결과에 따라 죄가 있다면 그때 구속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서울대첩 참여자 중 젊은 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눈에 띄는 20~30대 열의 아홉은 선거운동원들이었다. 간혹 무리 맨 뒤쪽에 청년 한두 명이 서있었지만 홍 후보 지지여부를 물으면 ″유세현장이 궁금해 걸음을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첩 인파 대다수는 50~60대였으며 70대 이상도 상당수였다. 높게 세워진 깃발들에 적힌 단체명들은 애국시민총연합회,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경기고·용산고·마산고 나라지킴이, 육사 31기 구국 동지회 등이었다. 홍 후보가 대통령 당선에 가까워지려면 보수결집과 함께 지지층 확대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임 씨는 ″젊은 사람들이 안 후보의 (위험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씨는 ″보수가 단합하면 유 후보와 안 후보에게 가있던 표들이 (홍 후보에게) 올 것″이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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