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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어르신들의 ‘녹색사랑’···“여기는 완전히 안철수제”

[르포]호남 어르신들의 ‘녹색사랑’···“여기는 완전히 안철수제”

등록 2017.04.17 20:25

이승재

  기자

안철수, 유세 첫날 호남 적통성 강조호남 중장년층 ‘반 문재인 정서’ 여전오랜 기간 쌓여온 역차별 탓이라는 지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이승재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이승재 기자

“호남·광주는 완전히 안철수”. 광주에서 만난 주부 정모(55)씨는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여긴 물어보나 마나다. 국민의당은 호남당”이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방문한 광주 양동시장과 금남로 일대에는 녹색 바람이 불고 있었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이날 호남 지역 지지자들은 궂은 날씨에도 안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대부분의 시장 상인들은 안 후보가 도착하자 밝은 표정으로 반겼다. 해산물을 판매하는 한 아주머니는 “힘내세요. 안철수님”이라는 피켓을 들고 그를 맞이했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얼굴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외치며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안 후보 역시 이에 화답하기 위해 자신의 호남 적통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호남이 저를 불러냈고 키워줬다”며 “제가 넘어졌을 때 손잡아 일으켜준 곳도 호남이다. 이제는 대통령을 만들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선은 호남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선거를 위해서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호남 표심을 굳히려는 안 후보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유동인구의 연령대가 높았던 양동시장에서는 이른바 ‘반(反)문재인 정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안 후보를 뒤따르며 환호했던 사람들의 목소리 역시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광주에 사는 직장인 신모(56)씨는 “현재 호남의 분위기는 안철수 후보에 조금 유리한 것 같다”며 “막판으로 갈수록 안 후보에게 표심이 쏠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에서 안 후보를 응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강하고 확실한 반면 문 후보의 지지자들은 조심스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목소리가 크다고 완승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사람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정서를 두고 문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오랜 기간 쌓이며 확고해진 탓이라고 지적한다. 양동시장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52)씨는 “호남 사람들은 몇 년 동안 (민주당을) 믿어 줬지만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결국 호남에 해준 것이 없다”며 “또 부산에만 지원이 이뤄졌다는 인식 또한 강하게 박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 세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최근 여론 조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젊은 층은 문 후보를, 중장년층은 안 후보를 지지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광주 지역의 아르바이트생 김모(27)씨는 “어른들 가운데 문 후보가 싫어 안 후보를 찍겠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며 올바른 행동은 아니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 후보는 시장 유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이날 하루 종일 이슈가 됐던 선거 벽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선거 벽보를 보면 누가 우리나라를 바꿀 것인지 알 수 있다”며 “예전부터 해왔던 그 방식대로 만들어진 벽보는 집권을 해도 우리나라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상징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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