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20℃

  • 인천 18℃

  • 백령 12℃

  • 춘천 23℃

  • 강릉 26℃

  • 청주 21℃

  • 수원 20℃

  • 안동 24℃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5℃

  • 목포 19℃

  • 여수 22℃

  • 대구 27℃

  • 울산 22℃

  • 창원 26℃

  • 부산 21℃

  • 제주 19℃

투자·채용 위축 현실로

[기업은 괴롭다]투자·채용 위축 현실로

등록 2017.03.21 07:51

한재희

  기자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채용 축소좁아진 채용문에 실업률 사상 최대내수침체 장기화까지 악순환 반복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기업 공채로 한창 활기가 돌아야 하는 상반기 취업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 일정을 미루면서 채용 시장 문도 굳게 닫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를 두고 검찰의 수사 칼날이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어 기업들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경기침체와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 공채 일정을 미루거나 진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SK와 LG, 현대차, 삼성그룹 등 큼지막한 공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채용인원은 줄어들거나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대기업 가운데 채용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은 곳도 많다.

실제로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취업포털에서 국내 기업 312개를 조사한 결과 올해 대졸 공채를 하겠다는 기업은 34.3%에 그쳤다.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은 107곳으로 전체 채용 인원은 8465명이다. 지난 상반기 신규 채용 규모 9286명보다 8.8% 감소한 수준이다.

기업들이 채용문을 닫으면서 실업률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이 7년 만에 5%대를 돌파했고 실업자도 135만 명에 달한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 달에 비해 8.6% 상승하며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업들이 선뜻 투자와 채용을 늘릴 수 없는 것은 미래 불확실성 탓이다. 몇 년 째 이어지고 있는 장기 불황과 더불어 국내 정치적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은 끝이 났지만 대기업 검찰 조사와 조기 대선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모습이다.

검찰 조사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찰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대선 이후에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검찰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먼저 조사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밝혀지면 이와 얽힌 기업들도 검찰 조사 대상이 된다. 결국 조기 대선일로 꼽히는 5월 9일 이후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단골 대선 공약인 대기업 규제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 될 수밖에 없다. 조선‧중공업‧철강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기업의 경우, 정부의 규제 강화는 또 다른 악재인 셈이다.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예정된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경제상황과 앞으로 정국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태도다. 국내 투자와 채용보다는 해외 기업 M&A나 외국 투자 등에 집중하면서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투자 감소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려한다. 기업이 국내 투자를 줄이면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고용이 줄어들면 실업률이 높아진다. 실업률 상승은 장기적으로 내수 불황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가 동시에 적절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기업들도 답답한 노릇”이라면서 “대부분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