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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상품 금지’ 공포···매출 절반 증발 ‘존폐위기’

[2차 차이나쇼크/면세점] ‘여행상품 금지’ 공포···매출 절반 증발 ‘존폐위기’

등록 2017.03.03 14:26

수정 2017.03.03 14:36

이지영

  기자

중국인 매출 의존 70%···롯데 매출 4兆 증발적자 시달리는 신규면세점 문닫아야 할 수도

중국 사드 보복, 롯데면세점.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중국 사드 보복, 롯데면세점.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함에 따라 국내 면세점 업계가 초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매출의 70% 이상을 중국인에 의존하는 국내 면세점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주요 타깃이 된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더 높은 ‘적자’ 신규면세점은 매출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일 한국관광공사와 관세청, 관광·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720만 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거의 반(46.8%)이 중국인(806만 명)이었다. 면세점 매출은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 자유여행은 가능하다고 해도 연간 4조 원 이상의 매출 급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행 관광 규제가 시작될 경우,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계열사는 롯데면세점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매출 가운데 무려 80%가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은 작년에 무려 3조1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조6000억원 정도가 유커 덕분이라는 얘기다.

내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항면세점까지 더해도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는 70%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이 약 6조 원인 만큼, 이 가운데 70%인 4조2000억원이 중국의 동향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작년 면세시장 총 매출이 12조 가운데 중국인 매출이 70%를 차지한다고 감안했을때 중국관광객 매출은 8조5000억 가량이고 그 중 단체 여행객 50%가 빠지면 4조 이상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명동에 위치한 면세점(롯데, 신세계) 같은 경우는 개별관광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용산, 여의도 등 작년에 신규로 오픈한 면세점은 단체여행객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응한 대책은 현재 마련 중이긴 하지만 설령 대책을 세운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사태가 국가간 분쟁이다 보니 정부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예의 주시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9일 준공(사용승인)하고 4월 그랜드 오픈(공식개장)을 앞둔 국내 최고층 건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의 관광객 유치나 분양 흥행 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초 신격호 총괄회장은 “세계 최고의 그 무엇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1987년 현재의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포함) 용지를 매입했다.

신 총괄회장의 구상대로 당초 롯데는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롯데월드타워를 앞세워 롯데월드,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잠실점(롯데월드점) 등을 묶은 상품을 내놓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50% 이상 끊어지면 롯데월드타워의 효용 가치도 그만큼 빛을 잃게 된다.

더구나 지난해 말 가까스로 부활한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면세점은 다시 위기를 맞고,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문을 열 예정인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 영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롯데월드타워 14~38층 프라임 오피스, 42~71층 시그니엘 레지던스(호텔 서비스 가능한 고급 오피스텔), 108~114층 최고급 오피스 공간(프리미어 7) 등의 경우 중국 업체들과 중국인 부호 등을 상대로도 분양과 임대 영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중국의 반(反) 한국, 반 롯데 기류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흥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신규면세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중이 70%~90%로 기존 면세점들보다 더 높다.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 면세점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존폐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실제 HDC신라면세점와 신세계DF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업체 모두 낮은 매출과 적자 폭을 줄이지 못해 경영이 심각한 상황이다.

두타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16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까지 총 24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상반기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하나투어의 자회사 SM면세점도 지난해 상반기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유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지 못한다면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기조차 어려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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