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2℃

  • 인천 12℃

  • 백령 8℃

  • 춘천 10℃

  • 강릉 11℃

  • 청주 10℃

  • 수원 11℃

  • 안동 9℃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3℃

  • 대구 9℃

  • 울산 12℃

  • 창원 13℃

  • 부산 12℃

  • 제주 13℃

소리없이 요동 친 ‘세대교체’

[금융권 인사 막전막후]소리없이 요동 친 ‘세대교체’

등록 2017.02.28 07:53

정백현

  기자

CEO급 인사 10여명 연쇄 이동신한, 조용병-위성호 체제 출범임기 채운 김용환 연임 가능성보험·카드업계도 ‘인사 쓰나미’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사진=뉴스웨이DB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사진=뉴스웨이DB

올해 초부터 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인사 태풍이 금융권을 휘감아 돌고 있다. CEO급 인사 중 적지 않은 수의 인사들이 자리를 바꿔 앉거나 새롭게 등장하면서 금융 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올해 2월 말 현재 자리 이동이 확정됐거나 자리 이동이 예상되는 인사들은 어림잡아 10여명에 이른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바뀜은 물론 비은행 분야인 카드와 보험업 등에서도 새로운 얼굴이 속속 등장하거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새 얼굴 떠오르는 4대 금융그룹

국내 4개 금융그룹 중 신한금융그룹은 지주 회사와 은행장이 모두 바뀐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임에는 조용병 신한은행장, 조용병 행장 후임에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이미 내정됐다.

두 차기 CEO들은 오는 3월 23일에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게 되면 국내 1위 금융그룹(실적 기준)을 이끌어가는 사령탑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위성호 체제를 출범시킨 뒤 임기가 끝난 각 자회사들의 CEO를 새롭게 선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위성호 차기 행장이 앉았던 신한카드 사장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후임 사장의 인선이 가장 돋보이는 포인트다.

하나금융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KEB하나은행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줬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으로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한 후 지난 1년 6개월간 조직 혁신과 통합, 이익 시현에 공을 세운 함영주 현 은행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함 행장은 그동안 하나-외환 조직의 유기적 통합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은행과 비은행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집중해야 할 시기다.

무엇보다 함 행장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 간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의 의중과 함 행장의 실행력이 합쳐질 경우 어떤 성과가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NH농협금융은 김용환 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오는 4월 말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은 3월 중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의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인사다. 금융지주 출범 이후 역대 지주 회장 중 단 한 명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지만 김 회장은 처음으로 임기를 채운 지주 회장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제는 정상적인 임기 만료를 넘어서 사상 첫 연임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꽤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대규모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여신제도를 정비함은 물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될 경우 NH농협금융의 성장 경쟁력은 더욱 배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비은행 부문의 역량이 강한 점을 십분 발휘해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연임을 노리는 김 회장의 과제다.

◇政 제재·특검 수사, 보험·카드사 인사 변수

보험업계와 카드업계도 제1금융권만큼이나 많은 수의 인사가 둥지를 옮겨야 할 상황을 맞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4개사,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비씨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의 CEO 임기가 이미 만료됐거나 오는 3월에 끝난다.

각 회사는 3월에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후임자를 인선하거나 현임자의 연임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인사의 방향을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곳은 단연 보험업계다. 생명보험업계 빅3 중 두 곳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CEO가 교체시기를 맞았는데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장기간 논란이 됐던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의 영향으로 행정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각각 3개월과 1개월의 영업 일부정지 조치가 유력하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대표이사 문책경고 조치까지 더해졌다. 두 회사의 징계 수위에 다른 만큼 CEO들의 행보도 달라지게 됐다.

제재심의위 직전에 자살보험금 전건 지급 의사를 밝힌 교보생명은 오너이자 CEO인 신창재 회장의 연임 길이 열리게 됐다.

삼성생명과 달리 교보생명의 경우 CEO 제재 수위가 주의적 경고에 불과해 CEO로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반면 삼성생명의 경우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서 김창수 사장이 무조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재 수위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제재와는 별도로 삼성그룹 금융 계열 3사의 인사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김창수 사장을 비롯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임기가 나란히 끝났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연임 여부나 후임자 인선이 오리무중이다.

때문에 삼성그룹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또는 후속 수사를 맡을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삼성 금융 계열사 CEO들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