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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해운업 경쟁력 회복 가능할까

[한진해운 파산선고] 韓해운업 경쟁력 회복 가능할까

등록 2017.02.17 13:20

임주희

  기자

오는 4월 전 세계 해운동맹···기존 4강→3강 체제로물동량 증가율 2.3%인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9.2%韓 선복량,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106만TEU→51만TEU해운업계 “지속 가능한 정책적 지원 필요해”

(출처=뉴스웨이 DB)(출처=뉴스웨이 DB)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라 불린 한진해운이 결국 파산했다. 한때 세계 4위까지 위상을 떨친 한진해운의 몰락은 한국 해운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와 금융권은 해운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해운업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6파산부(재판장 정준영 파산수석부장판사)는 17일 한진해운에 대해 파산선고를 내렸다.

한진해운이 주요 영업을 양도함에 따라 계속기업가치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인정됐기 때문이다.

파산 절차를 주관할 파산관재인으로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김진한 변호사가 선임됐다. 파산 채권의 신고 기간은 오는 5월 1일까지며 1회 채권자 집회와 채권 조사는 6월 1일 오후 2시 서울법원종합청사 3별관 1호 법정에서 열린다.

해운업계는 한국 해운 역사와 궤를 같이한 한진해운의 허망한 몰락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1977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한진해운은 1988년 회생 불가 판정을 받은 국내 1호 선사인 대한상선(대한선주)를 인수한 이후 한국 원양 산업을 이끌었다. 한국 해운업을 대표하며 수출 한국의 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한때 세계 4위에 오르며 한국 해운업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법정관리 직전인 지난해 8월 기준 한진해운은 국내 1위, 세계 7위의 자리를 지키며 머스크와 MSC 등을 위협했었다.

하지만 해운업의 장기 불황과 정부의 구조조정 실책 등으로 지난해 9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은 한없이 추락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사태 이후 국내 해운선사에 대한 해외 화주들의 신용도도 하락했다. 한진해운의 주력영업망이었던 미주노선의 화주 수요는 해외선사 몫으로 돌아갔다.

현대상선이 미주노선 물동량을 51.1% 늘렸지만 점유율이 5.0%에서 6.7%로 높아졌을 뿐이다. 과거 한진해운이 점유율 3~4위를 차지했던 알짜 영업망에서 현대상선은 8위에 머물렀다.

한국 선사의 컨테이너 수송능력도 급감했다. 지난해 8월 106만TEU에서 12월 51만TEU로 줄었다. 최근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46만7290TEU로 세계 13위다. 당분간 현대상선의 수송능력이 증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8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재무상태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모항으로 삼던 부산항은 지난해 물동량이 크게 줄어 2009년 이후 7년 만에 물동량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해상운송 수지는 5억3060만 달러(잠정치·약 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06년 통계를 낸 후 연간 기준으로 적자가 나긴 처음이다.

한진해운 파산과 부산한 물동량 감소로 항만조업 등 관련 업종에서도 대규모 실직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정부와 금융권은 한진해운 파산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선박해양을 통해 오는 3월초 까지 현대상선의 선박 10척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75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사선이 선대 규모를 키울수 있도록 최대 20척의 선박 신조를 돕고 국적 터미널 운영사도 만든다.

선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캠코 선박펀드(중고선박 재용선)' 규모를 1조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국내 항만 환적물동량 유치를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주요국 물류기업 대상 항만 유치 마케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책에 해운업계는 금융지원도 중요하지만 한진해운 몰락으로 낮아진 한국 해운과 국가 신용도 회복이 급선무라 강조했다.

오는 4월 개편되는 얼라이언스 후폭풍도 철저히 준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 세계 해운동맹은 2M, G6, CKYHE, O3 4강체제다. 하지만 4월엔 2M+현대상선(머스크·MSC·현대상선), 오션얼리이언스(CMA-CGM·코스코·에버그린·OOCL), 디얼라이언스(MOL·NYK·K라인·하파크로이트·양밍)로 재편된다.

현대상선이 머스크·MSC와 ‘2M+H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지만 글로벌 선사 재편 이후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전세계적으로 줄어든 물동량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영국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와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운물동량(수요) 증가율이 2.3%에 불과한데도 선사들의 적재능력인 선복량(공급) 증가율이 9.2%에 달할 전망이다. 선박 공급이 지난해(3.4%)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글로벌 선사 재편 이후 제2 치킨게임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해외 선사들이 몸집 불리기도 한국 해운업을 위협한다. 일본 3대선사인 MOL·NYK·K라인의 합병이 완료되면 선복량은 104만4900TEU로 세계 5위로 상승한다. 하팍로이드와 UASC도 합병해 선복량이 150만TEU가 되며 머스크도 함부르그수드 인수를 결정함에 따라 선복량이 증가할 예정이다. 이 경우 100만TEU 이상 선복량을 보유한 선사들이 해운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운업계에선 올해 재편되는 글로벌 선사의 동맹 체제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정부는 금융논리만을 앞세워 한진해운을 파산시키는 악수를 뒀다”고 “그 결과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6월 대 위기를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 단계로 한국 해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단기적인 금융 지원이 아닌 국내 선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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