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기자
등록 :
2017-02-14 08:13

수정 :
2017-02-14 08:20

미래에셋대우, 이사회 의장 선출 연기…시작부터 ‘삐걱’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사회 의장 추천
의장 선임 안건 상정 위한 이사회 한 달가량 연기
대우증권 출신 황 전 협회장, 제도 실효성에 의문

사진=미래에셋금융그룹 제공

미래에셋대우가 내달 통합법인의 초대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다. ‘거물급’ 사외이사진을 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제도의 실효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또 이달 초 열릴 예정이었던 이사회가 내달로 미뤄지는 등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내달 예정된 이사회에서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의 의장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초에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 달가량 늦춰진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이사회는 총 7명이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5명이다. 이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선임하고 사외이사 수가 총수의 절반을 넘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자기자본이 6조7000억원에 달하는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통합법인의 첫 이사회 역시 그 위상에 걸맞게 소위 ‘거물급’들로 채워졌다. 사외이사의 경우 금융계 2명, 법조인 1명, 관료출신 1명, 기업인 1명 등 출신 분야가 다양하게 구성된 상태다.

초대 이사회 의장은 황 전 협회장을 내정했다. 그는 1976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부사장을 지낸 이후 메리츠종합증권 사장, 금융투자협회장 초대회장 등을 역임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한 사례는 김석동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이후 두 번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의장 추천을 두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 그룹 측은 올해부터 주요 계열사의 의사결정 체계를 대표와 이사회 의장으로 이원화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다만 사외이사제도의 주요 목적인 지배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나온다. 황 전 협회장은 대우증권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그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이사회 주요 안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다.

황 전 협회장과 박 회장의 친분도 이사회 의장 선출에 걸림돌로 꼽힌다. ‘대우증권맨’으로 불리는 황 전 협회장은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대우증권을 인수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기 전 대우증권 사외이사로 영입되는 등 양사의 화학적 결합에 한 축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와 같은 경력을 보유한 황 전 협회장이 사측을 견제해야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외에 사외이사진은 변환철 법무법인 이보 대표변호사, 김병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윤택 전 효성 재무본부장 등으로 구성된다.

이승재 기자 russ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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