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20℃

  • 인천 18℃

  • 백령 12℃

  • 춘천 22℃

  • 강릉 25℃

  • 청주 22℃

  • 수원 20℃

  • 안동 24℃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5℃

  • 목포 18℃

  • 여수 20℃

  • 대구 26℃

  • 울산 21℃

  • 창원 25℃

  • 부산 22℃

  • 제주 18℃

‘반도체-ICT 왕국’ 최태원의 꿈이 영근다

[변해야 산다]‘반도체-ICT 왕국’ 최태원의 꿈이 영근다

등록 2017.02.07 07:47

한재희

  기자

선경시절부터 수직계열에 일가견올해 17조 투자 반도체 수직계열화ICT·바이오 집중 투자로 미래준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해 800여명의 신입사원들에게 진솔한 조언과 격려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SK그룹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해 800여명의 신입사원들에게 진솔한 조언과 격려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이 올해 총 17조를 투자해 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SK그룹의 ‘통 큰’ 투자는 기업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돼 있다. 창립 이후부터 전략적 투자로 기업을 키워온 이유 있는 행보이기도 하다. 역대 최대의 공격적 투자를 예고한 최 회장은 반도체 수직계열화와 ICT 인프라 구축 등 미래 사업 기반을 닦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경’부터 닦은 기반
SK그룹은 1953년 최태원 회장의 큰아버지인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이 창립한 선경직물회사가 모태다. 최 전 회장은 폐허가 된 공장을 인수해 선경직물을 창립하고 선경화섬과 선경합섬을 차례로 설립했다. 이후 아세테이트원사, 폴리에스테르원사 등으로 분야를 넓히며 섬유산업의 수직계열화를 꿈꾸게 된다.

선경 석유를 창립한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한 최 회장에 이어 경영권을 이어받은 최종현 회장은 에너지 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심한다. 원료인 석유 가격이 크게 오르는 ‘오일 쇼크’를 겪으며 ‘우리 손으로 에너지를 개발하자’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11월 당시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유공)을 정부로부터 인수했다. 섬유회사가 정밀화학회사로, 정유회사가 에너지·화학회사로 거듭나게 된 시작점이다. SK그룹은 이후 석유개발 사업으로도 발을 넓혔다. 유공 인수로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고 최종현 회장의 꿈과 계열사 수직계열화가 완벽하게 완성됐다.

당시 유공의 매출액은 선경의 10배가 넘었다. 이는 오늘날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등 SK 에너지 계열사들의 전신이 된다. 또 현 SK그룹 기업 경쟁력의 토대가 됐다. 1970년대 말 선경은 매출액 기준 재계 순이 10위권 밖이었지만 유공 인수 이후 재계 5위권으로 뛰어올랐다. 2016년 기준 SK그룹은 재계 순위 3위다.

이와 더불어 1989년부터는 통신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오늘날 1위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의 초석을 놓았다.

◇올해 투자 17조는 어떻게?
최태원 회장은 선대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5년, 나아가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를 시행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올해 전체 17조원 규모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65%인 11조원을 국내 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시설 투자규모가 10조원을 넘어 최대 11조원에 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SK그룹은 올해 전체 투자규모인 17조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11조를 국내 시설에 투자키로 했다. 국내 시설 투자규모가 10조원을 넘어 최대 11조원에 달한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국내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국내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주요 투자 계열사를 보면 SK이노베이션 3조원,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11조원, SK하이닉스는 7조원 규모로 투자가 이루어진다. 이로써 SK그룹의 3대 성장축인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모두 진행되는 셈이다.

특히 SK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이끄는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가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6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SK하이닉스는 기술 중심 회사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올해 10나노급 D램 양산과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성공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투자를 중점 추진하며, 하반기에는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SK텔레콤에 대한 투자는 미래 사업 발굴에 집중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3년간 투자를 통해 통신 사업자를 넘어서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IC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이미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발빠른 투자 단행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SK그룹은 또 국내외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M&A와 지분투자 등 전략적인 투자에도 4조9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전략적 투자규모(3조1000억원) 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수직계열화에 집중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SK그룹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수직계열화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최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SK머티리얼즈 인수에 이어 웨어퍼 제조사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SK는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LG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 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 전문 기업이다. 2016년 300mm 웨이퍼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독일 등 일부 기업만 제조 기술을 보유한 특화 산업이다.

앞서 SK는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SK가 인수한 후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이번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이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인수 가격은 6200억원이며, SK와 LG는 주식 매매 계약 체결 후 빠른 시일 내에 필요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