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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 해답, ‘기업가 정신’서 찾자

[정신차려 대한민국]신뢰 회복 해답, ‘기업가 정신’서 찾자

등록 2017.02.01 09:05

수정 2017.02.01 13:18

정백현

  기자

反재벌 정서 해소 위한 자발적 경영쇄신 필요호암·아산 등 ‘재계 1세대 창업 이념’ 재조명통찰력 앞세운 투명경영으로 새 모습 보이자

‘경제 성장의 역군’에서 졸지에 ‘비리의 원흉’으로 낙인찍힌 대기업들이 궁지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그동안의 과오를 깨끗이 씻고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 지역 사회와의 동반성장 등을 꾀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기업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오랫동안 뿌리 박혀 있는 ‘반(反)재벌 정서’ 때문이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반재벌 정서’를 딛고 우리 기업들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재계 1세대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닮아 기업들이 사회 공익 추구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기업들의 ‘창업 이념’이다.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창업이념이나 창업과정 등을 보면 사익 추구보다는 다수 국민의 공익을 위해 일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삼성그룹의 창업이념은 ‘사업보국’이다. 삼성에서 갈라져 나간 CJ 역시 ‘사업보국’이 창업이념이다. 사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살리기보다 나라에 먼저 보답하자는 고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이 담겨 있는 말이다.

고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에도 사업으로 나라의 산업 발전에 공헌하자는 뜻이 감겨 있다. 아산은 “회사가 망하더라도 나라를 위해 자동차와 조선 사업은 무조건 해야 한다”며 “자동차와 조선업은 산업화에 필수적인 산업”이라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오늘의 LG를 일궈낸 고 연암 구인회 창업주 역시 형제들과 함께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세우던 시절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서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자”는 창업 정신을 자주 되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성장 기반에는 창업주와 창업 당시 불철주야 뛰었던 창업요원들의 기업가 정신, 특히 개인보다 국가 경제를 먼저 생각하는 뜻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실종되면서 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실종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세계 주요국의 2017년 기업가 정신 발전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업가 정신 발전 지수는 137개국 중 27위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을 OECD 34개 회원국으로 좁히면 우리나라의 순위는 23위로 중하위권에 해당했다.

더 큰 문제는 기업가 정신 지수가 정체돼있다는 점에 있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의 기업가 정신 지수 순위는 28위였고 지난해는 27위에 머물렀다. 3년째 30위권 주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우리 기업이 그만큼 기업가 정신 가치 제고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 기업의 총수들과 고위 경영진들부터 미래를 멀리 바라보고 통찰력 있고 투명하게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미래에 대한 예측과 통찰을 통한 투명 경영은 곧 기업가 정신의 회복과도 연결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금이나마 몇몇 기업에서 과거의 과오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지고자 하는 외침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근 발표된 신년사와 CEO 만찬사를 통해 “70년 전 LG를 일군 창업 선배들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면서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려면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은 기업과 정치권의 공동의 과오지만 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 해내야 할 일”이라면서 “선배 경영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가슴 깊이 되새겨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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