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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야심찬 해외진출에 미래 달렸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주요은행 선택-국민은행]①야심찬 해외진출에 미래 달렸다

등록 2017.01.11 10:17

조계원

  기자

BBC은행 투자 실패로 해외진출 부진KB국민은행 해외 수익 단 2%에 불과 KEB하나.우리은행 해외진출 광폭행보순위 뒤집힌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이수길 기자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이수길 기자

“국내은행과 글로벌 은행의 차이는 저금리를 미리 예측하고 적극적인 해외진출 여부의 차이로, 글로벌 은행들은 국내 은행에 비해 10년은 일찍 해외진출에 나섰다”

최근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국내은행과 해외은행의 경쟁력 차이의 한 원인을 이렇게 지적했다. 이는 은행의 해외진출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은행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국내 대형 은행 가운데 유독 해외진출에 취약한 은행이 있다. 과거 카자흐스탄 진출 실패로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KB국민은행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 수익은 1562만 달러로 전체 순이익의 2% 수준에그쳤다. 반면 경쟁사인 KEB하나은행의 해외수익 비중은 20%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지난 2001년 합병을 통해 탄생한 은행으로, 출범 초기만 해도 국내 최대 자산규모를 바탕으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출범 16년이 지난 지금 순익 측면에서 신한은행에 업계 1위자리를 내준 데 이어 최근에는 KEB하나은행과 업계 2위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특히 KB국민은행이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이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경쟁 은행이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여타 은행과의 해외분야 경쟁력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KB국민은행 한 직원은 “지금 현안은 신한은행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KEB하나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라며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해외분야에 강점을 확보한 만큼 KB국민은행도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번의 실패가 부른 좌절

KB국민은행이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과 달리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과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은행) 지분인수 실패에 따른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8년 카자흐스탄 현지은행인 BCC은행의 지분 41.9%를 사들였다. 당시 인수대금만 9392억원에 달했다.

BCC은행은 2007년 말 기준 영업점이 205개에 달하는 카자흐스탄 6위권의 대형은행으로, KB국민은행은 BCC은행 인수를 통해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분 인수 직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BCC은행이 취급한 부동산 담부 대출이 급격히 부실화 됐고, 카자흐스탄 정부가 텡게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KB국민은행은 BCC은행에 대한 투자금에 대규모 손실을 봤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392억원에 인수한 BCC은행 지분가치를 현재 단 돈 1000원으로 평가하고 있어, 9392억원의 투자금을 모두 손실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은행장인 강정원 전 행장이 투자과정에서 투자 위험성을 묵과하고 투자를 무리하게 추진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인수는 국내 금융사에 남을 실패사례가 됐다”며 자책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로 해외수익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 번의 실패 이후 KB국민은행의 해외진출 노력이 극도로 위축됐다는 점이다.

◇한 발 앞서가는 경쟁사들

KB국민은행이 해외진출에 주춤하는 사이 KEB하나은행, 우리은행등은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보이며, KB국민은행을 뛰어넘거나 턱 밑까지 추격을 펼치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해외수익 비중을 20%대 까지 끌어올리며 KB국민은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익은 1조2663억원으로, 1조 165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KB국민은행 보다 1013억원의 돈을 더 벌어들였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위치가 뒤바꾼 것은 KEB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인수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중국, 베트남 등을 포함해 총 24개국에 134개 지점·법인·사무소를 보유한 반면 KB국민은행은 11개 국가에 진출해 17개 지점·법인·사무소 보유하는데 그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20% 수준인 해외수익 비중을 40%대 까지 올려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리은행 역시 최근 모바일플랫폼 ‘위비뱅크’를 무기로 24개국에 진출해 216개 지점·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해외 수익 비중을 10%대로 끌어올려 KB국민은행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16억으로 KB국민은행과
의 순익 격차가 1634억원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도 위기감을 느끼고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는 한편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현지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등 최근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해외진출 성과에 따라 금융업의 판도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KB국민은행이 국내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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