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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사업에 빠진 유통 오너들

주류사업에 빠진 유통 오너들

등록 2017.01.06 07:10

수정 2017.01.06 07:17

이지영

  기자

애주가 정용진 부회장 ‘맥주·와인·소주’ 삼각구도 완성2년 노력끝에 질좋은 국산와인 만들어낸 신동빈 회장 정체된 패션사업에 주류까지 손뻗은 구본걸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근 유통업계 오너들이 주류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사업을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애주가로 소문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소주회사 인수로 ‘와인 맥주 소주’의 주류 삼각구도를 완성해 종합주류기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질 좋은 국산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2년간 노력끝에 일명 ‘신동빈 와인’을 내놓는데 성공했다. 구본걸 LF 회장도 정체된 패션사업의 실적 돌파구를 찾다가 화장품 유통에 이어 주류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달 종합주류마켓 ‘와인앤모어’ 한남점에 이어 청담점 2호점을 오픈했다. 와인앤모어 청담점은 국내 최대규모의 수입주류 전문 매장으로 지하1층~지상1층 연면적 380㎡ 규모에 이른다.

와인앤모어 청담점은 올드 빈티지 샴페인, 800년대 브랜디, 이태리·프랑스·스페인 생년 빈티지 컬렉션, 세계 480종의 맥주, 명인이 빚어낸 전통주, 사케 등을 선보인다. 각종 액세서리와 글라스웨어, 게임용품 등 총 6500종의 주류 관련 상품도 선보인다. 2500여종을 취급하는 한남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예서 애주가로 유명하다. 그의 술사랑은 SNS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해외출장길에 주류업체나 제조현장을 방문해 직접 맛을 보고 이를 SNS에 수차례 공개했다. 평소에도 한라산 소주나 중국 고량주, 소맥 폭탄주 사진도 종종 올린다. 사석에서 재미삼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어떤 위스키인지 맞출 정도로 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의 주류사업은 2008년 신세계그룹이 주류 수입사인 신세계L&B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신세계L&B는 현재 와인 426종, 맥주 75종, 기타 음료 및 주류 22종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2014년에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 브랜드 론칭부터 콘셉트, 메뉴 구성까지 직접 점검하며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제주 향토 소주기업인 ‘제주소주’를 인수해 와인과 맥주 소주의 주류사업 삼각구도를 완성했다. 신세계그룹의 제주소주 인수는 정 부회장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주도해온 와인사업도 판매채널을 다각화시키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과거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그룹 계열사 위주로 납품을 하면서 성장해 왔지만 최근엔 롯데슈퍼, GS25에도 납품을 하는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와인 사랑도 일명 ‘신동빈 와인’이라고 불리는 국산 프리미엄 와인을 지난해 11월 탄생시켰다.

지난 2013년 신 회장은 중국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했을 당시 만찬에 나온 와인을 맛보고 질높은 국산 와인을 만들겠노라 다짐했다. 그는 프랑스산 와인인 줄 알았던 와인이 중국산이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고급스러운 맛에 감탄한 신 회장은 “중국도 보르도와인 못지 않은 와인을 만드는데 우리는 국빈 만찬에 수입 와인을 제공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국산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라”고 롯데주류에 지시했다.

신 회장의 지시로 롯데주류는 즉시 호주와 프랑스 보르도, 미국 나파밸리의 유명 와이너리를 통해 와인제조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국내에 적합한 양조용 포도품종 개발에 나섰다. 2년 후 신 회장의 국산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마주앙 프리미엄을 탄생시켰다.

이미 국내에도 . ‘마주앙’이라는 국산 포도로 만든 와인이 있었지만 마주앙은 수입 원액을 블랜딩해 제조하면서 ‘국산’으로 명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오리지널 국산 ‘마주앙 프리미엄’이 기존 마주앙과 차별되는 점이다.

롯데주류는 첫 국산 와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3000병만 한정 판매하고 반응을 살핀뒤 관련 제품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주류는 와인 뿐 아니라 올 상반기 맥주 제2공장이 완공되면 맥주도 기존 생산량의 두배 이상을 생산할 수 있게된다. 현재 롯데주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한 올 몰트 맥주 ‘클라우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4%대 불과하다. 이번에 완공되는 제2공장은 기존 올 몰트 맥주 제조를 위한 오리지널 그래비티 방식뿐 아니라 소맥문화에 잘 어울리는 라거맥주 제조가 가능한 '하이 그래비티 공법도 적용 가능토록 설계해 다양한 맥주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구본걸 LF 회장도 최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주류사업으로 뛰어들었다.
LF는 주류 유통업체인 ‘인덜지’ 지분의 50% 이상을 인수해 이달 안에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수제맥주 브루독 등 해외 주류를 국내에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구 회장은 올 하반기 국내에 수제맥주 증류소 공장까지 지어 수제맥주 공급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006년 11월부터 LG상사에서 계열분리된 LG패션(2014년 3월 LF로 사명 변경) 대표이사로서 10년간 패션사업을 이끌고 있는 구 회장은 수년간 사업 영역을 넒히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2010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이후 이어지는 불황에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사업만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지난해 화장품 유통업에 손을 뻗은데 이어 주류시장에서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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