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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나서는 삼성-LG,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

[기자수첩]CES 나서는 삼성-LG,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

등록 2017.01.05 15:47

수정 2017.01.05 15:49

정백현

  기자

CES 나서는 삼성-LG,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 기사의 사진

전자업계를 넘어 세계 산업계 전체의 오늘과 내일을 엿볼 수 있는 2017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7)가 오는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기자는 지난 3일부터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CES 2017의 모든 과정을 취재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업계와 패션업계까지 다양한 업체가 CES에 참가하면서 산업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고 있지만 CES가 명분 상 전자제품 박람회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자제품 쪽에 모든 행사의 초점이 가장 먼저 맞춰진다.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한국 기자단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부분은 국내 가전업계의 빅2이자 반세기 가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불꽃 튀는 경쟁이다.

두 업체는 이번 CES에서 한국 기자들은 물론 해외 언론의 기자들로부터도 관심 1순위 대상이다. 그만큼 세계 가전 시장에서 두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세계 TV 시장에서 10년 이상 1위를 고수했고 LG는 자타가 공인하는 ‘백색가전의 제왕’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우리 전자 업체가 이만큼 발전한 것은 우리 민족이 가진 저력과 불굴의 도전 정신, 기발한 아이디어 기술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매우 큰 우려가 들기도 한다. 지나친 기업 간의 감정 싸움 걱정이다. 우리는 이미 얼마 전 기업 간의 비뚤어진 자존심 싸움이 서로를 얼마나 추하게 만드는가를 똑똑히 본 바가 있다.

2년 전 당사자는 물론 우리 기업 전체를 욕되게 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베를린 세탁기 파손 분쟁’이 대표적 사례다. 지금은 서로 화해했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싸움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모든 자리가 항상 우려스럽다.

이번 CES에서도 개막 전부터 삼성과 LG 사이에 적지 않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TV 패널 기술 문제를 두고 삼성의 QLED와 LG의 OLED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형상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경쟁사와 건전한 경쟁을 하겠다고 했지만 상대를 향한 각 기업 임원들의 말에는 분명히 뼈가 있었다.

업계 내 건강한 경쟁을 유발하는 차원의 공방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시장에서 ‘붐업효과’를 일으키려면 그 정도 신경전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런 신경전도 없으면 제품을 파는 회사 입장이나 이를 취재하는 취재진 입장이나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소비자 모두에게 심심한 일이다.

현재까지도 양측의 신경전은 상대 기술에 대해 말로서 받아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쯤이 딱 괜찮다. 더 날카로워지면 안 된다. 말싸움이라고 해도 서로의 기술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비판의 선을 지켜야 한다. 세계인들이 보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은 누구의 브랜드 파워가 더 세고 기술의 지향점이 앞서느냐보다 어떤 기술과 제품이 소비자의 생활환경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서로의 자존심만 긁는 이른바 ‘초딩 싸움’은 스스로 얼굴에 칼집을 내는 일만 된다.

‘세탁기 사건’이 모두 끝난 뒤 한동안 조용했지만 고요한 전장일수록 더 무서운 법이다. 부디 이번 CES에서 만큼은 치졸한 ‘초딩 싸움’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정정당당히 기술과 제품으로 경쟁해서 세계인의 가정에 대한민국 가전제품이 설치될 수 있도록 이번 CES가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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