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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16-12-27 14:04

[丙申年이 남긴 것-산업2]면세점 大戰에 진흙탕 된 유통가

서울 면세점 추가에 업계 경쟁 격화
롯데·신세계·현대百 ‘상처 뿐인 영광’
사업 환경 악화 감안한 정책 나와야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사 제공

올해도 유통 대기업간의 면세점 대전이 치러지며 면세점업계가 무한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면세점은 세 차례 면세점 대전을 거치며 13개까지 불어났다. 최근 3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면세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은 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레드오션’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면세시장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혼란 끝에 더 위태로워진 면세시장=올해 면세점 대전은 예년만큼이나 업체간 진흙탕 다툼이 심했고 정치권을 둘러싼 의혹까지 증폭되며 유독 혼돈스러운 양상을 띠었다.

지난해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는 2개 특허에 7개 기업이 도전해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11월에는 기존 사업자들의 특허에 신규 사업자들이 도전하는 양상을 띠면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됐다. 반면 올해는 특허 추가부터 신규 사업자들과 도전자들 사이에 공방이 가열됐다.

면세점 특허와 관련한 논쟁은 올해 초부터 면세점 심사가 마무리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관광객 증가 수치에 따라 특허 추가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특허 추가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와 SK는 청와대에 대한 ‘로비’ 의혹에까지 연루돼 현재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사가 진행중인 기업들이 있음에도 관세청이 심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이번 심사 발표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높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연합회와 공동성명을 내고 면세점 사업자 선정 취소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관세청의 면세점 심사에 대해 공방을 벌였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결국 4개 기업이 새 사업자로 선정돼 면세점 오픈 준비를 시작했으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시장 점차 어려워져…규제 재정립 필요=문제는 국내 면세시장을 둘러싼 환경마저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는 점이다.

당장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 배치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위기에 처해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사드 배치 합의 발표가 이뤄진 지난 7월 이후 방한 중국인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수는 7월 91만7519명, 8월 87만3771명, 9월 72만6266명, 10월 68만918명 등 4개월 새 꾸준히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도 7월부터 10월까지 각각 259%, 70.2%, 22.8%, 4.7%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국내 면세점 규제 완화는 업체들의 요구에도 여전히 진전이 없다. 정부는 내년부터 면세점 사업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특허수수료율을 최대 20배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면세점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 정부는 올해 면세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기존 5년이었던 특허 기간을 10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으나 아직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허가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에 만료되는 롯데 코엑스점의 특허를 두고 또 한 차례의 면세점 대전을 치러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규제 완화는 물론 특허 추가와 심사 등 관련 정책의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상황에 따라 관련 규정들이 요동치면서 면세 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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