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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람 기자
등록 :
2016-12-20 08:17

[2017글로벌 경제전망]유럽, 극우주의 득세에 불확실성 확대

장기 경제침체로 정치적 불안 커져
브프렉시트, 이탈릭시트로 하나의 유럽 균열
기업투자·가계소비 축소 경기 하방 압력

올해 상반기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부침을 겪었던 유럽경제가 내년에도 정치적 이슈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난민 문제,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한 ‘극우주의’가 힘을 얻으며 경제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극우주의란 민족과 국가 등을 극단적으로 우선시 하는것을 뜻하며 국수주의, 민족주의, 전체주의 등과 같은 맥락이다. 톨레랑스(관용) 등과 같은 개방주의적 성향을 토대로 지난 1993년 유럽연합을 출범해, 공동체 정치·경제를 지향했던 유럽에 있어 낯선 단어기도 하다.

유럽에 극우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장기 경제침체가 시작되면서다. 마이너스 성장, 높은 실업률 등의 문제로 고통받는 와중 통합 재정 정책으로 인한 문제점이 국가마다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난민 문제까지 더해 자국의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까지 더했다.

물론 극우주의가 근래 들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유럽 내 극우나 극좌 등 여러 이념이 오랜 기간 반목과 화합을 거듭하며 존재해왔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극우주의 정당들이 높은 지지를 받으며 의회에 입성하는 등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5월 22일부터 25일간 진행된 EU 회원국 의원 선거에서 반EU를 내세우는 극우·정당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영국독립당, 이탈리아 북부동맹 등의 극우 성향 유럽자유 및 민주그룹(EFD)와 극우·극우 초선 그룹은 각각 48석과 52석을 차지해 지난 31석, 33석에 비해 큰 폭으로 좌석을 확대했다. 반면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그룹(EPP)는 29.43%의 득표율로 223석의 좌석을 확보해 최대 정파로 1그룹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2009년 35.77%의 지지로 274의 좌석을 차지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지지율이 감소했다.

극우주의의 득세는 그간 EU가 추진해온 재정 및 은행통합, 외교, 통상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브렉시트만 봐도 알 수 있다. 많은 수의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땐 영국과 유럽, 세계적으로 경제적 혼란을 가져올 것이며 잔류가 더 합리적이라 전망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측에도 반EU, 반이민을 건 극우 영국독립당의 논리가 승리, 52%의 지지를 얻고 브렉시트를 이끌었다. 높은 분담금과 이민자들이 일거리를 빼앗고 복지 혜택을 앗아간다는 불안감이 영국을 뒤덮은 탓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올해 상반기 유럽 경제를 넘어서 세계 경제에 단기간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주가가 출렁거렸고 안전자산, 위험자산 모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기존의 경제공식과 다른 낯선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가 총리가 되면서 ‘소프트 브렉시트(완전한 유럽연합과의 단절이 아닌 부분적 자유를 갖는 것)’가 될 것이란 예상에 시장은 빠르게 진정을 되찾았다.

이후 극우주의의 망령이 사라지나 싶더니 美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부활하는 추세다. 유럽연합에서도 이탈리아의 개헌투표, 오스트리아·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로 인해 극우주의 득세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에서 무소속의 판데어벨렌이 극우 자유당(FPO) 소속의 노르베르트 호퍼를 누르고 당선, 극우 바람을 잠재우나 싶었지만, 이탈리아 개헌 투표가 부결돼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개헌 부결에 책임지고 사퇴, 차기 집권당으로 신흥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이 유력한 탓이다. 오성운동은 유로화 대신 리라화 사용에 더불어 이탈릭시트(이탈리아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내년 프랑스, 독일에서 예정된 대·총선도 유럽내 정치적 불안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은 프랑스가 백인의 나라가 돼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 반이민, 반난민, 반이슬람 등을 지향하며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고 있다. 아직까진 공화당 대선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의 지지율이 르 펜보다 높은 편이지만 프랑스판 ‘트럼프 사태(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지지율이 더 높았음에도 샤이 트럼프들의 활약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일)’가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내년 가을 예정된 독일 총선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총리 4선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을 두고 무난히 총리직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실패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높다.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두고 독일인들의 의견이 갈리는 탓이다.

이와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는 중장기적 관점의 경제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투자 및 고용, 경제 정책 방향 등을 유보하게 돼 경기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가의 중대 예산안은 물론이거니와 사기업들도 내년 사업 계획의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 팀장은 “우선 유럽의 경우 우리와 다른 정치체계로 연립정권이 일상화된 곳”이라며 “경제 주체들이 정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 “현재까지 가능성이 작아, 시장에서 메르켈의 낙선이라든지 프랑스의 르 펜 당선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을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기업투자와 가계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ECB(유럽중앙은행)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점진적 축소)를 취소하고 원래대로 자산매입을 유지해 하방효과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가람 기자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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