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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6-12-07 06:56

[총수 청문회]13시간 만에 막내린 청문회…진상규명은 미흡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추궁 이어져
여야 의원, 취지와 동떨어진 질의로 눈총
재계 총수 ‘모르쇠’ 일관…명쾌한 답변 없어

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8년 만에 대기업 총수 9명이 한자리에 모인 사상 초유의 국정조사가 13시간의 대장정 끝에 막을 내렸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미명하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입증하려는 열띤 공방이 펼쳐졌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끝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이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주도로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1차 청문회가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에 주요 대기업 총수 9명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공 비리 청문회’가 열린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때문에 시작 전부터 재계 안팎의 관심이 총수들에게로 쏠렸고 청문회 당일 현장에도 수백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긴장한 표정의 총수 9명은 오전 9시30분 전후로 하나 둘씩 청문회장에 도착했으며 이재용 부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현장에서 기다리던 노동자들의 ‘기습시위’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청문회는 세 차례 정회와 재보충 질의를 거쳐 밤 11시께 마무리됐다. 청문회 중에는 전경련이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 운영 지원금 모금 과정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의 적법성 여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의혹, 전경련 해체 등 내용도 언급됐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사람은 ‘정유라 승마 훈련 지원’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을 동시에 안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특별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일부는 고성과 훈계성 질의, 말자르기 등으로 일관하며 당초 취지와 동떨어져진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증인에게 질문 던지기에 앞서 현 시국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장시간 피력하며 논점을 흐리는 의원도 있었고 “반성하라”며 증인을 무의미하게 압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응하는 재계 총수들도 “잘 모르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며 답을 피했다.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출연과 관련해서는 대가성이 없었고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상황을 피했다. 사태의 핵심인 최순실씨와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결국 오전부터 저녁까지 약 13시간 동안 진행된 ‘총수 청문회’는 새로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채 끝을 맺게 됐다.

저녁 6시50분께 건강 이상을 호소한 정몽구 회장이 먼저 자리를 비운 이후 구본무 회장과 손경식 회장 등 고령의 총수들은 추가 질문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청문회장을 나섰다. 김승연 회장도 10시25분께 자리를 떠났다.

이들은 피곤함이 역력한 표정에도 청문회를 마친 소감을 남긴 뒤 자리를 피했다. 구본무 회장은 “하고 싶은말은 다했다”면서 “국민께 심려끼쳐 죄송하다”고 밝혔고 김승연 회장은 “아침에 얘기한 것 처럼 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손경식 회장은 국회를 나서며 향후 진행될 특검에서 참고인으로 지목된다면 기꺼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재계 총수 중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 조양호 회장, 신동빈 회장, 허창수 회장 등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청문회 종료에 앞서 “앞으로 신뢰받는 기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정경유착이 있었다면 다 끊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며 성장을 하면서도 행복을 나누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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