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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한 ‘말장난 잔치’···변죽만 요란했다

[총수 청문회]지리멸렬한 ‘말장난 잔치’···변죽만 요란했다

등록 2016.12.07 01:04

임주희

  기자

여야 의원, 일제히 이재용 부회장 향해 맹폭정몽구·구본무 등 나머지 총수들 병풍 신세신선한 팩트 없고 지리멸렬한 질타 이어져재계 “기업 이미지만 손상시킨 최악 청문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28년 만에 진행된 재벌총수들을 상대로 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가 13시간 만에 끝났다. 1988년 ‘일해(日海) 청문회’를 재연해 놓은 듯한 이번 국정조사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같은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서는 재벌총수들에게 미르·K스포즈재단 출연과 관련한 여야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날 국정조사는 ‘삼성 청문회’라 부를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의가 집중됐다.

이재용 부회장 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 그룹 회장 등이 증인으로 자리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여야의원들은 국정조사가 진행될수록 집요하게 질의를 하기보단 국정조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나 자신의 감상을 말하며 질의시간을 허비했다. TV생중계가 되고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일부 재벌 총수에 한정된 진행으로 고령의 재벌총수들은 병풍신세를 면치 못했다.

특정 의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해소보다 호통을 치거나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추측성 질문으로 재벌 총수들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재단 출연에 대한 강제성과 대가성이 쟁점이었지만 국정조사 분위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는 1988년 진행된 ‘일해 청문회’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당시 국회는 '제5공화국 비리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988년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고 류찬우 전 풍산금속 회장, 장치혁 전 고려합섬 회장, 고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등 재벌 총수들을 불러 청문회를 진행했다.

당시 정 회장은 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에 “1차 모금은 자발적이었으나 2차부터는 어쩔 수 없이 냈다”고 말했다. 또한 ‘왜 그 많은 돈을 냈느냐’는 추궁에 “내는 게 편하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냈다. 정부의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해서 모든 것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시류에 따라 돈을 냈다”고 폭탄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선 여야 의원들의 미흡한 준비가 재벌 총수들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재벌총수들을 불러놓고 새로운 사실이 아닌 기존에 이미 알려진 사실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이 재벌 총수들에게 확실한 답변을 들은 부분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선언이다. 구본무 회장, 최태원 회장, 정몽구 회장, 이재용 회장은 전경련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손경식 회장의 경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미국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으나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마스코트 변경 건 등 새로울 것 없는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조사 청문회를 통해 의혹의 해소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 손상만 시키면서 최악의 청문회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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