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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정혜인 기자
등록 :
2016-12-06 09:54

[2017 한국경제 7대 변수④-新차이나 쇼크]美 눈치보다 韓流 확 날아가고 있다

사드 배치 확정 후 中서 규제 심해져
방한 중국인 증가율도 덩달아 둔화
外人 비중 높은 관광·뷰티사업 타격
反韓 기류 속 한국기업 제재도 우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경제적 보복이 현실화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 및 소방 및 위생점검, 안전점검 등 전방위 조치에 벌이고 있다.

베이징·상하이·청두 등 대도시에 진출한 롯데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영화관 등에 소방 안전 점검이 진행 중이며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제조공장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이 중국에 진출한 이후 이 같은 중국 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 중국 현지에서의 경제적 보복이 가시화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를 시작으로 다른 한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입국 중국인 증가세 주춤=이미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방한을 제한하고 한한령(한류 금지령)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를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주춤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사드 배치 합의 발표가 이뤄진 지난 7월 이후 방한 중국인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주국인 수는 7월 91만7519명, 8월 87만3771명, 9월 72만6266명, 10월 68만918명 등 4개월 새 꾸준히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도 7월부터 10월까지 각각 259%, 70.2%, 22.8%, 4.7%로 크게 떨어졌다.

이 수치는 7월 극성수기가 끝난 영향과 지난해 2분기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지만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 3개월이 된 지난 10월 입국 중국인 수 증가율이 둔화된 점이 우려스럽다. 최근 3년간 10월의 방한 중국인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3년 22.8%, 2014년 63.8%, 2015년 15.6%였으나 올해는 4.7%에 불과하다.

여기에 중국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중국 관광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여유국은 지난 10월 6개월 동안 한국 등 '불합리한 저가여행'을 중점적으로 관리·정비한다고 밝혔다.

이 중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행사에 내년 4월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전년보다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이 내려왔다. 패키지 상품 대부분이 적어도 두 달 이전에 예약해 놓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장 12월부터는 관광객 수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커 감소’ 직격탄 맞은 관련업계= 당장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관광·화장품·면세점 등 관련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내수 시장이 사실상 성장을 멈춘 상황에서 유일한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중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할 경우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면세점 업계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국내 면세점별 중국인 매출 비중 및 카테고리별 소비행태' 자료에 따르면 호텔롯데, 호텔신라, SK워커힐면세점, 동화면세점 등 국내 4대 면세점의 매출(8조589억원)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5조353억원)은 62%나 됐다.

게다가 서울 시내 면세점은 지난해 3개 특허 추가에 이어 올 연말에도 4개의 신규 특허가 예정돼 있어 내년부터는 총 13개 면세점이 경쟁을 하게 된다. 지난해 문을 연 신규 면세점 5곳도 아직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중국의 규제 심화가 곧 면세점업계의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으나 관광객 규제가 본격화 하면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업계에서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이달부터 품질 안전성을 이유로 화장품 관리 규정도 이달부터 까다롭게 바꾼데다 위생허가 절차를 지연시키는 등 견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압도적인 화장품 수출 1위 국가다.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은 2014년 5억3360만달러(6237억원)에서 지난해 10억6237만 달러(1조2419억원)로 99%나 성장했다.

여기에 화장품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이 많다. 이들 대다수가 중국 수출과 국내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은 중국 현지 유통망이 확실하지만 중소기업은 유통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데다 현지 위생허가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에 대한 규제 강화도 현실화 하고 있다. 중국국가질검총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의 통관 거부는 148건이었다. 지난해 전체 130건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11월 11일)’ 당시 국내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발송한 물량 대다수가 아직도 통관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해관은 지난달 11일부터 절차를 까다롭게 바꿔 통관을 지연시키고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 사업 분야도 최근 중국 내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이 불발되고 있고, 한국 드라마 등의 방영이 금지되는 등 한한령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장쑤TV 등 일부 매체는 최근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한 상품광고를 방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류스타의 활동에 제약이 커지면서 중국 내 광고에 한류스타 모델을 기용하고 있는 수출 기업도 덩달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현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사드 후폭풍으로 관광산업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산업 등 중국소비재산업 전반적으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보이지 않은 손 작용=중국이 자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 관광객(요우커) 방한 제한, 한한령(한류 금지령) 등 관광·문화 산업에 대한 견제에 이어 최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는 등 한국기업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지만 중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산 수입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착수한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태양광 전지 원재료로 주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다. 중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중국은 지난 2011년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 2014년부터 2.4~48.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입 증가가 계속 되자 또다시 반덤핑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반덤핑 조사는 1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는 내년 말이나 2018년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도 심리적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앞서 중국은 한국 배터리 업체를 겨냥한 듯한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수정안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체 연간 생산능력 기준을 80억와트시(Wh) 이상으로 상향했는 데 이는 기존 2억Wh의 40배 수준이다. 중국 내에서 이를 충족하는 회사는 중국 업체인 비야디(BYD) 정도다 .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는 중국정부의 발표 이후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정부의 처분만 기다리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인증업체를 내세울 경우 국내 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한-중 관계의 냉기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국내 기업 피해를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현지에 이미 생산기지를 구축한 기업들이 중국 정보의 타깃이 된다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기업들도 아시아 다른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의최저임금 증가율은 10년 전부터 거의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이점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생산기지 이전도 검토해볼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삼성과 현대차 등이 배트남과 인도 등을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중국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의 외교력 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가 중국의 정책 방향을 예측해 한국 기업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수정은 5차에 걸쳐 진행됐다는 점에서 미리 대응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길홍 기자 slize@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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