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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6-11-15 09:38

수정 :
2016-11-15 10:06

[건설 M&A 시계제로]①경남기업 등 줄줄이 고배…대형사도 가시밭

동부건설 매각 성공이후 6개월간 0건
대형·중견 매물다수…시장전망 암울해
해외 헐값 매각 가능성↑… 악순환 우려

위례신도시 전경(출처=뉴스웨이 DB)

건설업계 M&A(인수합병)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경남기업, 삼부토건, STX건설 등 법정관리 중인 중견건설사들의 인수합병이 잇따라 물거품 되는 등 하반기 매각 성사가 ‘제로(0)’라서만이 아니다. 대우건설 등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 매물도 조만간 시장에 나오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지만, 해외건설 수주절벽 등 해외 부진을 비롯해, 11·3부동산 대책이후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냉각은 물론 SOC(사회간접자본)시장 축소도 관측되고 있어 향후 시장에 먹구름만 잔뜩 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한계기업을 솎아내는 등 근본적인 처방에 나서 건설업계가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매각 본계약에 성공한 6월 이후 현재까지 성사된 건설 M&A는 단 한 건도 없다. 주요 법정관리 건설사들이 이미 두 차례씩 매각 본 입찰에 실패한 상태여서 현금 청산 가능성 마저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조만간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나 그룹 오너 소유 건설사들도 매물로 인수합병이 예고돼 있어 건설업계 M&A시장이 판도 변화는 물론 ‘시계제로’에 빠져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대형 건설사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건설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자문사 선정 후 매도 실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중 주식 매각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밸류제6호는 산업은행이 전액출자한 사모펀드로, 내년 10월 펀드 만기전까지 대우건설 지분(50.75%)을 처분해야 한다. 산은이 최근 비금융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매각 전망은 어둡기만 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쳐 시장 예상 매각가격이 1조원을 넘어 최대 2조원에 육박하는데 이 가격에 대우건설을 살만한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매출이 10조원에 이르는 등 몸집이 너무 크고, 그만큼 관리도 어렵다는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호반건설이나 부영, SK건설 등 인수 가능후보군 건설사들이 표면적으로 인수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중국이나 중동, 싱가포르 등 해외 기업에 매각할 경우 국내 대표건설사를 산은이 손해를 보면서 해외에 헐값에 매각한다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최근 대우건설 실적(3분기)이 추춤하고, 건설경기가 하락곡선이라는 점도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다.

대형 건설의 경우 M&A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나 구조조정 용도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 역시 내부 반발이나 부정적인 시장 시각, 그룹 지배구조 등 여건상 성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게 포스코 건설과 포스코 엔지니어링의 인수합병 추진이 그것이다. 이미 직원 450명을 인력을 감축한 포스코엔지니어링은 그룹차원에서 포스코건설과의 인수합병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물론 포스코건설 직원들도 상당수가 희망퇴직 등 퇴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선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업계 1위인 삼성물산(건설부문)도 실적이 좋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와의 인수합병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들의 새 주인찾기도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동부건설이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성사된 M&A는 단 한 건도 없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경남기업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예비입찰 당시 인수 의향을 밝힌 5곳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번 입찰도 불발됐다. 지난 7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7월 입찰 당시 경남기업은 자회사 수완에너지 지분(70%)때문에 매각 대금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이 매각의 걸림돌로 지목됐었다. 이에 지난달 매각 절차에 앞서 수완에너지가 분할 매각되면서 매각 가능성을 높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경남기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M&A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끝내 청산 절차를 진행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우림건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되면서 청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가격이나 회생 투자금과 비교해 예상 수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업계의 평가와 실제 인수자와의 시각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건설 역시 지난 7월 두 번째 실시한 매각이 불발되면서 현재 청산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매각이 무산된 삼부토건도 자회사 삼부건설공업에 대한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나, 당분간은 재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건설 M&A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건설부동산업계 침체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SOC축소와 부동산 옥죄기까지 나서 내년 사정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무엇보다 한계 건설사를 대거 퇴출시키는 등 시장 자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민간 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건설 매물이 줄을 잇는 반면 인수 후보로 거론된 업체들이 주저하고 있다. 건설 매물들의 공급과잉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차원의 옥석가리기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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