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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등록 :
2016-11-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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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답이다]‘내수 절벽’ 자초한 정부…수출 외길 정책의 한계

수출 주도의 역설…대내외 리스크에 경제까지 휘청
높은 ‘일부 기업·업종-중국’ 의존도…치우친 수출정책
세계3위 FTA 규모에도 경직된 구조로 부진 지속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 경제다. 국내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이라는 넓은 가능성에 일찍이 주목해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일궈냈다. 그 결실은 ‘무역 1조 달러’ 달성이라는 타이틀이 대신해 줬다. 수출 잘하는 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물건이 잘 팔리는 나라에 공장까지 건설해 나갔다.

글로벌 무역 환경이 건강할 때까지만 해도 견고한 수출 지지기반이자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했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이는 부메랑이 돼 날아왔다. 이제부터 성장은 수출 보다 내수가 지지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예상보다 빨랐던 공수전환에 정부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수출 외길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 어쩌다 이 지경까지…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은 수출에 초점이 맞춰져 왔던 게 사실이다. 좀 더 나은 수출여건을 만들고, 기업들에게 수출기회를 주기 위해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총 52개국과 FTA를 발효시켜 세계 3위 규모로까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무역강국’이라는 수식어도 따라 붙었다.

물건을 많이 내다 팔고 그만큼 얻는 수익이 많으니 경제는 자연스럽게 성장을 했다. 국내에서 공식처럼 따라 붙었던 ‘수출=성장’은 지난해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갖가지 리스크에 얻어맞은 세계 각국이 피로감에 문을 걸어 잠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판을 벌여 놓은 만큼 역풍도 거세게 맞았다.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던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 타이틀을 손에 쥐지 못하게 됐다.

경제성장률 및 순수출 성장기여도(전기대비, %, %p)

수출이 연일 뒷걸음질 치면서 경제성장률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2014년 3분기부터 수출은 성장에 도움이 못 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수출을 등한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한다.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을 당시에는 50%를 웃돌기도 했다. 지난해는 46% 수준이다. 미국과 호주는 12.6%, 19.8%이고, 가까운 일본은 15% 정도로 내수의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아무리 수출이 부진해도 정부가 갖가지 수출 활성화대책을 꺼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예고된 수출부진
우리나라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수출부진 속에 있다. 원인은 분명하다. 국제유가의 폭락, 이에 따른 수출단가의 하락이 액수 기준으로 산정되는 수출지표를 끌어내렸다. 중국발(發) 글로벌 공급과잉도 가격하락을 이끌었다. 글로벌 무역이 전반적으로 둔화됐고, 세계경제도 저성장이 시작됐다. 이러한 요인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국들도 수출부진을 겪었다. 경제성장률도 예전만큼 끌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국과 달리 공통된 리스크와 함께 일부 대기업이나 업종,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같은 일부 요인에도 지나치게 휘둘리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들 중 한 곳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즉시 수출성적이 좌지우지되고, 이후 경제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경제가 중국과 커플링되면서 수출·금융불안이라는 부작용이 태생됐고, 최근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단종 결정으로 수출이 반등기회를 놓치게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결국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만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이 한마디로 요약되다보니 정부는 선택적 정책과 투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특정 기업에 수조원의 혈세를 투입해서라도 살려내려 했던 정책결정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놓쳤거나 늦어진 것은 산업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 육성, 수출 중소기업 양성, 포스트차이나 등이다. 현정부가 1년여 남은 시점에서 구조조정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뗐고, 신성장동력이나 중소기업 양성은 수출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자 논의가 구체화됐다. 중국·일본·EU·독일 등은 이란의 빗장이 풀리자마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지만, 우리나라는 이들이 모두 훑고 간 수개월 후에 이란땅을 밟았다. 제2의 중국 인도시장은 관심 밖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구조는 경직적이어서 신흥국 등 수입국의 품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산업발전에 따라 수입품목·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구성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수출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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